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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달과별 May 01. 2018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불가능했던 목표가 주는 감동

[리뷰]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보여주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포스터.


전교 꼴찌가 서울대를 갔다면 믿어질까? 바로 작년까지만 해도 고3이었던 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고개를 갸우뚱 흔들 것이다. 필자도 고등학교 시절을 경험해본 바, 대학을 잘 가는 친구들은 대부분이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하던 애들이었다. 그러니 전교 꼴찌가 서울대는 고사하고 '인서울'만 했다고 해도 먼저 잘못 들었는지부터 확인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가 일본에서 진짜로 있었다. 이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가 탄생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내용의 감동도 배가 된다.

▲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스틸컷. 처음에 동서남북도 모르는 모습의 주인공은 웃음을 자아낸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 월급을 받는 평범한 직장인도 있을 거고, 요리사도 있고, 은행원도 있고, 의사도 있고, 누구는 예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현실은 삶을 '자유롭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직업에 귀천을 나누고,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를 나와야지만 성공한 것으로 치부하는 현실은, 정작 본인이 행복하더라도 타인이 마음대로 성공, 실패를 규정한다.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친구 사귀기에 서툴렀던 주인공 사야카(아리무라 카스미)는 여러 학교를 전전하다, 한 학교에서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열심히 노는 데에 매진하게 된 사야카는 공부와는 담을 쌓는다. 아버지와 담임 선생님은 사야카에게 '쓰레기', '불량소녀'라 부르며 뭘 해도 안 되는 애라고 규정한다. 그런 그녀를 항상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은 어머니와 여동생이다.

목표 없이 놀기만 하는 사야카는 천성이 나쁜 아이가 아니다. 단지 목표가 없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일 뿐. 정학을 받은 것을 계기로 하여 학원에서 상담만 받아보라는 어머니의 권유로 사야카는 츠보타 선생(이토 아츠시)을 만나게 된다. 배꼽이 드러나는 상의에 핫팬츠를 입고 학원에 온 사야카에게 츠보타 선생은 나무라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 패션을 가르쳐달라면서 관심을 보인다. 그러면서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점수가 나오면 이제 시작"이라면서 "문제를 알았으면 고치면 된다"라고 말한다.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스틸컷.


있지, 이 달걀을 잠시만 클라라(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라고 해 보자. 이걸 여기에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해? 둥글기 때문에 안 된다는 선입관 때문에 클라라는 하이디가 설 수 있다고 믿지 않았더라면 평생 설 수 없었을지도 몰라. 그러니깐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건 엄청 중요해.


츠보타 선생은 학생의 눈높이에서 동기부여를 해 준다. 안 되는 학생은 없다고 말하는 츠보타 선생은 자신도 어렸을 때 학교와 잘 맞지 않아 혼났었다면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처럼 수업도 따라가기 힘든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개성에 맞게 다양하게 가르치고 싶다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딸의 학비를 마련해주고 힘들 때 옆에서 믿어주는 어머니, 자신들이 공부할 시간을 뺏는다는 이유로 시험이 끝나자면 만나자는 같이 놀던 친구들, 이러한 주변의 도움과 주인공의 노력과 열정이 일본의 최고 대학 중 하나인 게이오 대학의 합격이라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뻔한 내용에 뻔한 플롯임에도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도이 노부히로 감독이라 그런지 빠른 전개를 통해 지루할 틈 없이 내용을 이끌어 나간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보려고 했던 작품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하고, 자신을 문제아 취급하던 아버지와 화해하는 모습까지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게 응원을 전하는 것 같았다. 사야카와 여동생은 방치한 채, 아들에게만 신경 쓰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를 망할 영감이라 부르던 사야카.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된 아버지와 마음을 닫았던 사야카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시험 당일 아버지가 진심 어린 응원을 전할 때 마음 한 구석에서 나오는 울컥함을 참을 수 없었다. 가장 힘들 때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은 바로 가족이고, 의지할 사람도 가족이기에 더욱 깊게 느껴졌다.

또 하나 와 닿은 부분이 있다면 스승 '츠보타'의 역할이다. 누군가에게든 마음속 깊이 소중했던 선생님이 한 명씩은 있을 것이다. 자신을 내적으로 성숙하게 발전시켜준 선생님, 힘들 때 잡아 일으켜 준 선생님, 가능성을 보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 선생님. 그런 선생님이 떠오른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이다.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성장 영화다. 삶에 지친 누군가에게, 무기력해진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단순히 한 사람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것이 아닌, 응원과 희망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좌절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고, 가족이란 얼마나 힘이 되는 존재인지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든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넌 할 수 있어!"

혹시 가장 큰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침울해질지라도 큰 목표에 큰 목표에 도전했던 경험은 분명 미래에 너한테 큰 힘이 될 거야. 그러니 넌 여전히 당당한 모습으로 똑바로 거침없이 나아가길 바란다. 난 그런 네 모습이 제일 좋았어.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포스터.


http://www.lunarglobalstar.com/news/articleView.html?idxno=18418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29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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