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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Oct 29. 2020

당신의 아름다운 손 #3

치앙마이 어린이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


어렸을때 수업시간에 우리가 사는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지구본을 보면서 즐겨 불렀던 동요 '앞으로'
아직도 율동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을것 같다
어렸을때 이 노래를 부르면서 대학생이 되면 "내가 태어난 지구를 한바퀴는 돌아다녀봐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교에 입학해서 학보사에 있다보니 대한민국 곳곳에 시위현장 취재를 가거나 국내여행을 자주 갔어도 해외에 여행을 갈 기회는 없었다. 항상 여름이면 농활, 815대회 준비로, 겨울이면 편집노선 점검과 토론, 신문제작에 바빠서 한달정도 시간을 비우고 어딘가로 떠난다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기때문이다

대학언론운동을 마치고서는 인도를 가려고 여권도 만들고 여행 계획도 다 세워놓았지만 아뿔사 군대 영장이 나와서 인도 한달여행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 아쉬움 때문인지 전역후에는 틈만나면 해외로 돌아다녔다. 독일 프랑스 헝가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네팔 태국 미국 일본 중국 등을 취재 겸 여행으로

전 세계에서 낯가림 없이 손을 흔들며 제일 반갑게 인사해주는 건 다름아닌 어린이들이다
태국 치앙마이를 여행하면서 길을 잃어버려서 어떤 골목에 잘 못 들어갔는데 어린이집에서 나와 신발을 신던 어린이들이 배낭을 메고 거리를 헤매고 있는 나에게 "사와디캅" 스스럼없이 인사하며 손을 흔들기에 귀여운 모습에  폰을 꺼내서 찍었다. 애들이 뭐라고 옹알옹알 거렸는데 아무래도 태국어로 "어디 사진 좀 봅시다 기자양반" 이라는 표정이었다. 나는 웃으며 애들에게 사진을 검사받고 무사히 통과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아이들을 만나면 지구를 여행하고 싶어했던 그 시절의 소년으로 돌아가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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