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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Oct 29. 2020

당신의 아름다운 손 #6

서울에서 열린 남북노동자축구대회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열린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장내 아나운서는 골키퍼와 수비수, 미드필더 단어가 아닌 순우리말로 선수들을 소개했다.

이날 문지기(골키퍼), 중간방어수(미드필더), 연락(패스), 긴 연락(긴패스), 중앙으로 꺾어 차기(센터링), 던지기(스로인), 구석차기(코너킥) 등의 해설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1999년 평양대회를 시작으로 2007년 경남 창원, 2015년 평양을 오가고 네 번째는 서울에서 2018년 8월에 개최됐다. 4.27판문점 선언 이후 첫 민간교류로 진행된 이날 경기는 한국노총이 조선직총 건설노동자팀과, 민주노총은 경공업팀과 차례대로 실력을 겨뤘다.

 '판문점 선언 이행'이라는 같은 구호를 내건 화합의 장이었지만 선수들은 골을 향해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러면서도 상대가 넘어졌을땐 다가가 상태를 물은 뒤 서로 손을 내밀고 등을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골을 넣은 선수의 소속팀은 달랐지만 관중석에선 그때마다 '우리는 하나다', '조국통일' 응원구호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경기를 모두 마친 선수들은 한손에는 단일기를 들고, 다른 손은 상대측 선수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어느새 승부의 열기는 사라지고 스마트 폰으로 따듯한 서로의 추억을 남겼다. 다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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