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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순찬 Jan 15. 2024

사범대에서 취업하기 인터뷰

사범대 다니면서 임용 걱정 없이


요즘은 사범대에서 교사가 아닌 일반 취업을 준비하는 사례가 아주 흔하다. 그래서 취업 인터뷰를 하나 올려보고자 한다.





사범대에서 취업하기 인터뷰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범대를 졸업하고, 현재 “네카라쿠배”라는 IT 기업 중 한 곳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Q. 사범대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원래는 공대에 재학 중이었는데, 연합동아리에서 교대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수능을 다시 보고 사범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재학 중에 창업 경험을 하신 이야기를 해주세요. 학업에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으셨나요?

 

1인 창업이었습니다. 분야는 금융 쪽이었고, 당시 토스와 같은 여러 플랫폼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제 아이디어가 통할지 궁금해서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창업을 진행했었습니다. 월 순수익이 천 만원 정도였고, 4개월 지속하다 한계가 보여서 사업을 접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분들이 창업에 대해서 너무 어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구매 대행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창업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창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과 미팅을 하고, 인맥과 지식이 늘어나게 되어 좋은 점들도 있었지만, 제가 고객관리부터 여러 부분을 다 신경 써야 했기 때문에 주말에도 쉬는 날 없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학업과 병행 중이었기 때문에 잠을 4시간 이하로 잤었는데 이로 인해 건강이 많이 나빠졌었습니다.

 

 

Q. 임용 응시를 마음 먹게 된 고민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창업 이후에도 학업과 회사에 소속되어 업무를 병행하면서 지냈습니다. 지속적으로 잠을 줄이면서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다보니 건강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간수치가 정상치의 10배 이상 나오기도 하고, 스트레스로 설사도 많이 하면서 몸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따라서 어떤 직업적인 조건이나 금전적인 요인보다는 제가 지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정하기로 하고, 회사원과 교사 중에는 교사가 이 부분에 부합해서 임용고시 응시를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Q. 창업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임용을 준비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4학년 때는 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이 진행되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었으며, 저학년 때 많은 학점을 들어놓아 시간표가 널널 했습니다. 그리고 건강을 관리하면서 업무의 양도 줄였기 때문에 제 의지에 의해서 원동력이 생겼다기보다는 환경이 여유가 있었습니다.

 

 

Q. 임용 1차까지 합격했는데, 임용을 포기하고 그동안 따로 준비를 하지 못했던 취업을 준비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그 어려운 결정을 어떻게 하셨을까요?

 

응시자 점수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1차 점수와 최종점수 두 가지 결과 통계만 보았을 때, 제가 받은 1차 점수는 충분히 1배수 내 점수라고 생각이 들었고 1차 최종 컷과 차이가 많이 났었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2차에서 평균만 해도 합격이었고, 망치지 않는 이상 쉽게 합격할 수 있는 점수였습니다. 2차 준비 또한 스트레스 받으면서 열심히 준비했었고, 실제 수업 실연이나 면접에서도 시간을 비롯한 다양한 조건들을 지키면서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2차 점수에서 최하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게 되어 최종 탈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2차 때문에 떨어진 입장에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2차 시험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부분 때문에 떨어진 것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1년 더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2차 점수를 최하점에 가까이 받는다면 똑같이 떨어질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두 번째는 2차 시험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바꿀 수 없다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1년의 기간 동안 아무리 연습을 하더라도, 사람이 지금까지 살면서 갖고 있는 톤, 말투, 목소리는 바꾸기 힘듭니다. 제가 이런 부분이 부족해서 탈락했다면 다시 시험을 본다고 한들 결과는 동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다른 지역을 다시 재응시한 것도 아니고, 2차 변별이 높은 지역을 지원한 것이라 실제로 맞는 정보는 아닙니다. 임용고시 특성상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생각을 했다는 것을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을 다시 보기보다는 취업을 하자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Q. 사범대생으로서 취업을 준비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학교가 임용고시에 초점을 두고 있고, 사범대생이 취업을 한다는 것이 예외 사항이다 보니 정보를 얻기 어려웠습니다. “문사철보다 취업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 사범대생이다. 임용고시를 핑계로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소문도 많이 들어서 취업에 있어서 힘들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취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Q. 취업 관련 정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저는 공기업을 준비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사기업 위주로 준비를 했었고 잡플래닛, 블라인드에서 서류 및 면접 후기 정보들을 참고했습니다. 면접 같은경우 유튜브 면접 강의들이 많이 도움 되었습니다.

 

 

Q. 창업의 경험이 취업에 어떤 도움이 되셨나요?

 

면접을 볼 때, 창업 경험에 대해서 질문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과 답변을 드리니, ‘대학생인데 대단하다 인상적이다’와 같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제 스스로 창업을 하면서 여러 부분들을 다 다루다보니 시야가 넓어지는 것도 있고, 회사 입장에서도 시키는 일만 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을 요새 원하는 것 같아 창업의 경험이 있다면 취업에 긍정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사범대생이지만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대학 4년 동안 경력단절 없이 계속해서 IT 업계에서 일을 해왔었기 때문에 다 경력이 되었고, 인맥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첫 1년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대학생을 써야하는 이유가 뭐냐??’라는 말을 면접에서 엄청 많이 들었고 저 같아도 대학생을 굳이 써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력 1년을 이력서에 넣을 수 있게 되자, 그런 질문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고 먼저 같이 일하자고 제의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고 다만 창업, 스타트업, 외국계 기업을 모두 경험한 만큼, 이번에는 대기업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대기업 취업을 할 수 있냐 없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핵심 키워드는 경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요즘 채용 트렌드가 신규나 공채가 없어지고 경력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경력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대학생활 에피소드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사범대생들의 경우 대외활동을 많이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절학기 듣느라 바쁘고, 어차피 임용고시라는 진로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해외 파견 활동을 다녀왔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고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하는 게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느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대외활동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범대생들이 별로 없어서 사람들이 레어하게 잘 대우해줍니다.

 

 

Q.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인생을 능동적으로 주도적으로 살고 싶습니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요. 이를 위해서는 빠른 은퇴가 필요...하겠죠?

 

 

Q. 취업을 희망하는 사범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 기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인터뷰에 대한 답변을 쓰면서 뭔가 제가 하고 싶었던 답변을 지금까지 드리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이 조금 자유로운 질문이 있는 만큼 이 부분에 제 진심을 담아 답변을 하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부터 답변하겠습니다. “취업을 희망하는 사범대생“... 뭔가 모순된 단어처럼 보입니다. 만약 내가 사범대에 입학했지만, 진로를 교사가 아닌 취업으로 바꾸고 싶다면 인턴 활동들을 많이 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취업을 쉽게 했습니다. 임용고시만 준비했었기 때문에 별도의 스펙도 없었고 취업 준비도 거의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일하면서 해왔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정도만 관리해놓았을 뿐이었습니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쌓인 경력들 때문에 쉽게 취업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쉽게’라는 단어를 표현했지만 임용고시 최종 탈락 후 취업 최종 합격을 받기 전까지 정말 하루하루 눈물을 흘리며 지냈습니다)

최근 취업 트렌드가 공채가 없어지고 경력직 채용이 대세가 되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학교에서 어떤 걸 배우고, 학점이 몇인지보다는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해보고, 회사에서 일을 경험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임용고시 결과가 좋지 않아서 취업을 희망한다면 교육과 관련된 곳을 알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개발자 교육과 관련된 교육 기업들이 많습니다. 부트캠프도 그렇고 에듀테크 분야로 취업하기에 사범대생이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하고싶은 말을 작성해보겠습니다.

 

 

 

1. 현재 상황에 만족

저는 현재 ”네카라쿠배“라고 불리는 곳 중에 한 곳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사무실에 가고 싶을 때만 출근하면 됩니다. 오전에 헬스를 하고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수영을 합니다. 지각이라는 개념도 없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서 8시간을 채우면 됩니다. 워라밸에 대해서 만족스럽습니다. IT 기업이다보니 보수적인 교직에 비해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라 좋습니다. 취업을 하기 전에 시간강사 일을 잠깐 했었는데, 생각보다 하루 종일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몸에 피곤했습니다. 집에 오면 다리가 다 뭉쳐서 마사지기로 풀어줘야 했고, 일찍 퇴근했지만 체력적으로 뭘 더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은 들지 않더라구요. 교직이 체력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현재의 근무 형태가 저에게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에게 더이상 방학이 없기 때문에 교사의 방학은 매우 부럽습니다.

 

 

2. 정년보장은 또 다른 하나의 감옥

 

임용고시에 탈락한 후, 인생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그 중 공기업에서 사기업으로 전향하신 분들과 말씀을 나눌 수 있었는데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왜 공기업에서 나온거냐? 정년보장인데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주로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 분들은 정년보장이라는 것은 정년이 보장된 감옥과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앞으로 20~30년은 더 일해야하는데 지금도 일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이것도 지옥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교사의 정년 보장도 관점에 따라 감옥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분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교사 커뮤니티를 보면 나이 많으신 분들은 수업에 안들어가려고 한다는 글들을 보게 됩니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정글과도 같은 세상이지만 안정성에 대해서 다른 관점도 존재할 수 있다라는 것을 말씀드려 보고 싶었습니다.

 

 

3. 마지막으로

 

취업에 고민이 있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꼭 듣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평범하지 않다, 나는 그렇게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희 경력과 이력을 한 번에 봤을 때, 제가 봐도 학교 다니면서 어떻게 한 거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연 단위로 쪼개보면 정말 매해 백지에서 시작한 것들이 많습니다. 한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면, 다른 프로젝트에서 제의가 오거나 예전에 같이 일했던 분들이 추천을 해주셔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이야기를 보고 저 사람은 특별해 나는 평범해 이렇게 생각하시기 보다는 저도 정말 무에서 시작했고 한 번 시작하고 일 년정도 노력하다보니 이렇게 연결되고 기회가 생겼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교사를 꿈꾸고 4년 동안 교사가 된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는데 가끔씩 저도 놀랍니다. 회사 근처에 학교가 있는데 학교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의 목소리, 학교 종소리를 들으며 내가 정말 진정으로 있을 곳은 어디일까 여러 가지 느낌이 들더라고요. 교사라는 직업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전국에서 고생하시고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고 계시는 교사분들께 존경하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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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에 영감에 되는 인터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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