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호기심에 내 이름을 검색해본 적이 있다.
그 때, 나와 이름이 같은 어떤 사회복지학 교수님이 페이지를 가득 채웠는데 자살예방 전문가셨다.
도대체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내 이름을 검색했을 떄, 내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
그렇게 내가 교수님보다 유명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온 듯 하다(인생의 목표가 유명해지는 건 분명 아닌데...).
언젠가 부터 내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내가 조금 더 많이 등장하게 되었지만,
'성취감'이라는 단어를 붙일 정도는 분명 아니고,
'결국 이렇게 되었군' 정도의 느낌이었다.
어린 날의 이상한 객기는 이제 호기심이 되어
황순찬 교수님은 어떤 분인지 궁금해졌다.
어릴 때 많이 안 해봐서,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게
'저명한 분에게 무턱대고 만나달라고 하기'인데
에라 모르겠다 어느 날 교수님께 이메일을 썼다.
난 이런 사람인데 한번 만나주시면 안될까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만남이 성사됐다.
내 평생 실물로 보지 못했던 '황순찬'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과의 만남.
교수님과의 만남 자체도 매우 흥미로웠지만
그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어보고...
나는 무엇보다
내가 이상한 짓을 한 것이 왜 뿌듯할까?
얼마전 이삭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낭만'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것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뭐 낭만 같은 걸까?
'해야할 것'들로 가득차있는 삶에 낭만 한 스푼이라서??
어린 나이에는 낭만이 낭만인 줄 모르고
나이가 먹을 수록 낭만을 알지만 낭만을 새어들어올 길이 없고
그 와중에
황순찬 교수님과의 만남은 참으로
희안한 경험이었다.
돌아가면 안될 정도로 너무나 열심히 산 20대를 뒤로 하고,
30대를 맞이했을 때, 어떤 30대가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Keep weird' 하겠다던 다짐을 다시금 상기한 순간인 듯 하다.
인터뷰 : https://youtu.be/xHvSZvybx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