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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lamola Feb 22. 2020

유학, 워홀,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하는 걸까  

런던과 이별하는 일 D-14


워홀과 유학에 있어 가장 큰 골칫거리는 영어가 아닐까?

영어를 얼마나 구사하는 게  잘하는 건지 그 기준도 모호하고, 공증 영어시험을 본다고 해서 영어 회화를 잘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고도 자신감은 없다. 가서 말 못 하고, 발만 동동 구르면 어떡하지? 못 알아듣는다고 동료나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거나 차별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떠나기 전부터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미 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신기하게도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해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영어를 충분히 할 줄 안다 생각하고 유학이나 워홀을 떠나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허풍은 아니다.  워홀이나 유학을 가기 위한 마음을 먹으려면, 웬만큼 영어를 할 줄 알아야 마음을 먹을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거나, 본인의 영어 실력이 모자랄까 봐 걱정을 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현지에 가서 경험하는 수많은 좌절을 미리 해낸 것이다.





영국에 있는 학교나 워홀에 지원할 때 각 기관에서 요구하는 최소 IELTS 점수가 있다. 아이엘츠는 투자와 연구를 많이 해서 만드는 시험이기에 아이엘츠에서 상위권 점수가 나온다면 웬만큼 해외 생활을 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그 얘기에 매우 동감한다. 아이엘츠는 리딩, 리스닝, 라이팅, 스피킹으로 구성돼있는 데다가 오버롤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한 가지만 잘해서는 목표 점수 도달이 어렵다.  리스닝은 영국에서 실제로 쓰이는 다양한 발음, 호주 발음 등이 섞여서 출시되고, 아카데믹 라이팅의  경우 주어진 주제에 대한 논설문과 자료 이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꽤 까다로운 시험이다. 그 외 스피킹도 컴퓨터가 아닌 사람과 1:1로 대화를 해야 하며, 토픽을 벗어날 시에는 점수가 깎인다.


아이엘츠가 이렇게 까다로운 시험이니, 목표 점수만 도달하면 영국에서 사는 게 수월할까? 아이엘츠 아카데믹 overall 6.5 점 이상을 받는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렇다고 말하는데 무리가 없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엘츠의 평가 기준을 살펴보면서 얘기하려 한다.



IELTS 밴드 스코어, 이미지 출처: wikipedia




6.0은 Competent User로 약간의 정확도나 적절성이 떨어지고, 이해를 잘못하는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는 영어를 효과적이게 구사를 할 수 있다. 특히, 익숙한 상황에서는 꽤 복잡한 말을 이해할 수 있다.  


7.0은 Good User로 실무에서 사용 가능한 언어 구사 능력이 있고, 가끔 특별한 상황에서는 정확도나 적절성, 이해를 잘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는 심층적인 언어를 다룰 수 있으며, 디테일한 논리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정리하자면 6.0과 7.0의 차이는 실수를 얼마만큼 하는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실무에서 쓸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하는지이다. 그러니까 6.5는 실무에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고, 대체적으로는 모든 일상 상황에서는 알아듣지만, 다소 익숙지 않은 문맥에서는 약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이 정도의 실력이 되면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데도 큰 지장이 없으며, 발표를 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는 정도일 것이다. 생활 영어가 아무래도 비즈니스 영어보다 쉽기 때문에, 비즈니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일 정도면 실생활에서 대화하는데도 문제없을 것이다. 즉, 현지에서도 통하는 영어 실력을 원한다면 IELTS 6.5 정도를 기준으로 잡고 공부하면, 상상과 현실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Carl Heyerdahl on Unsplash



만약 아이엘츠 점수를 이미 땄다면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간단하게 자신의 언어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유학/워홀을 갔을 때의 상황을 상상해 그 상황에서 할만한 얘기를 영어로 말할 수 있는지 시도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예시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교수님께 프로젝트 브리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도움을 요청하려고 한다면 뭐라고 얘기해야 할까?

 어제 왔던 손님이 오늘도 와서 같은 커피를 시킨다면 뭐라고 얘기하면서 손님을 맞을 수 있을까?

클라이언트가 내가 디자인한 로고의 메인 컬러를 지정하게 된 논리, 과정이 궁금하다고 하면 어떻게 얘기하면 좋을까?

손님의 컴플레인에  "죄송합니다, 다시 만들어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싶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이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내가 어떤 단어를 모르는지, 어떤 문장 구조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는지 인식하게 되고, 아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영어만 생각하고 워홀이나 유학을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6.5가 되지 않는다거나 상상 속의 상황을 영어로 묘사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언어는 현지에 와서 사용하다 보면 늘고,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적인 요소로도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정도 수준은 될 것이라 짐작하는 실력과 실제 영어 실력의 간극을 가늠해보고 싶다면 위의 방법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추천하고 싶다.






*이 글에서 얘기하는 학교는 미대의 기준이며 아카데믹한 학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제 몸이 안 좋은 관계로 글을 발행하지 못해, 오늘 몰아서 두 편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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