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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롤 Apr 15. 2021

매일 기록하고 싶어지게 하는  4가지 기록 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기록하게 됩니다.

✔ 아래 경우에 해당된다면 이 글을 추천합니다.
  - 아날로그, 디지털 등 기록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어 내 기록을 모아 관리하고 싶은 분  
  - 글을 쓰고 싶지만 소재가 없다고 느껴지거나, 글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분
  - 과거의 기록을 현재의 기록과 연결하고 나아가 아웃풋으로 활용하고 싶은 분
  - 나에게 맞는 기록법을 찾아 기록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분


 기록을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기억은 잘 나진 않지만 손이 아프지도 않고 마음에 드는 폰트를 고를 수 있어 디지털로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와 못지않게 아날로그 기록의 감성도 즐겼다. 매년 새로운 다이어리를 찾는 것도 재밌었고,  여행 사진을 붙여 스크랩북을 만들기도 하고, 문구점에서 마음에 드는 노트를 사면 뿌듯했다.


욕심이 많아 일기, 독서, 여행 등등 노트는 분야별로 늘어났지만 몇 장 못 채우는 노트가 더 많았다. 의욕만 넘치다 끈기가 없음을 탓하게도 만들었고, 기록 의지가 감소되기도 했다.


 그러다 불렛 저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월간, 주간 등으로 구성된 다이어리와는 달리 무지의 노트에 레이아웃도, 목차도 직접 만든다. 신선한데! 그리하여 검은색 몰스킨 무지 노트를 사서 불렛 저널을 썼고 그 노트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채운 첫 노트가 되었다.


깨닫게 되었다. 적절한 기록의 도구와 기록법은 기록의 즐거움을 늘리고, 기록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맞는 도구는 마찰을 줄여 기록을 더 쉽게 만든다. 이후 나의 기록은 다른 새로운 기록 도구와 방법을 만나면서 더 진해지고, 즐거워졌다. 


기록의 즐거움을 선사한 기록 도구와 방법을 4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1. 바인더 :  기록을 통합, 분류, 보관할 수 있다.


기록을 더 즐겁게, 더 많이, 본격적으로 하게 된 첫 번째 계기는 '바인더'이다.  페이지가 고정된 보통의 노트와는 달리 속지를 넣다 뺏다 할 수 있어 내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링 바인더를 말한다. 바인더로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흩어져 있던 기록을 통합하고 분류, 보관할 수 있게 되자 기록이 더 즐거워졌다. 나만의 기록 아카이브가 생성된 것이다.

* 20공 바인더 참고 : 플랜 커스, 3P바인더


(좌)주제별바인더 (우)휴대용 바인더(얇다)


 휴대용 바인더와 주제별 바인더를 사용한다. 휴대용 바인더는 가지고 다니며 할 일, 일기, 여행기록, 독서 기록 등  하나의 바인더에 마음껏 기록한다. 여러 권의 노트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얇은 휴대용 바인더를 가지고 다니면서 어느 정도 기록이 쌓이면 여행 바인더, 독서 바인더 등 주제별 바인더로 분류하여 옮겨 넣어 보관하고 활용한다.


디지털 기록도 인쇄하여 바인딩할 수 있다. 문서나 각종 메모 어플의 기록도 프린트하여 넣는다. 스치는 생각 등은 노트를 펼쳐 바로 기록하고, 긴 기록은 디지털로 한다. 생각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어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모두 바인더로 모아 관리하면서 언제든 넘겨볼 수 있다.


바인더는 아날로그, 디지털 기록을 모아 주제별로 보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편리함과 표준화는 기록을 즐겁게 만들었다.


2. 모닝페이지 기록법 : 술술 생각이 기록되며 글감이 솟아난다.


나만 보는 기록이 아니라, 세상에 내어놓는 글을 쓸 때면 진도가 나가지 않아 고민이 되었다. 그때 '모닝페이지'를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글감도 발견하고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줄게 되었다. 모닝페이지를 좀 더 빨리 알지 못한 게 안타까웠을 정도다. 모닝페이지는 줄리아 카메론 저서 '아티스트 웨이'에서 창조성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아무것이나 자유롭게 써나가는 기록 방법을 말한다.

모닝페이지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고 목적 없이 그냥 내 머릿속의 생각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다. 생각의 흐름을 적어내면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쓰면서 알게 되기도 한다. 글의 구조를 생각하며 어떤 내용을 쓸지 쥐어짜는 것이 아니기에 부담 없이 술술 써진다. 그렇게 쓰다 보면 글감이 솟아난다. 재미있게도 나만 볼 생각으로 쓰는 모닝페이지지만 자유롭게 쓰면서 글감이 되어 세상과 공유할 글로 발전되기도 하는 것이다.

 

모닝페이지는 기록의 부담을 줄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기록하게 하였으며 글쓰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3. 제텔카스텐(slip-box)메모법 : 수집이 아닌 활용을 위한 기록을 할 수 있다.


우리가 기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록의 수집을 위해서 인가? 아니면 활용을 위해서인가? 제텔카스텐을 접하고 지금까지 내가 수집을 위한 기록을 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 아티클, 영상을 보며 기록하고 정리해왔지만 새로운 인풋에 더 목말라하였지 막상 지난 기록을 찾아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 제텔카스텐을 알고 나서는 수집이 아닌 활용을 위한 기록을 하고 있다. 마치 메트릭스를 깨고 나온 느낌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니콜라스 루만은 제텔카스텐이라는 자신의 메모 법을 활용하여 30년간 60여 권의 책을 쓰고 수많은 아티클을 썼다. 그의 놀라운 생산성의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아이디어를 노트가 아닌 카드에 기록했다. 하나의 카드에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담는다. A라는 책을 읽고 A-1 ~ A-50 등 수십 장의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 카드를 작성할 때마다 다른 카드와 관련성을 기록한다. 카드를 서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노트에 필기된 기록은 노트 안에서 해당 책의 맥락에만 묶여있다. 하지만 카드는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기에 다른 기록과 연결되어 새로운 인사이트가 생성될 수 있다. 예로 A 책에서 얻은 A-5번 카드와 B책의 B-1번, C책의 C-13번 카드가 연결돼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질 수 있다. 다양한 책에서 다양한 생각 블록이 생성되어 마치 테트리스처럼 새로운 인사이트가 만들어진다.  이 인사이트는 업무에 활용될 수도, 혹은 내가 쓰는 글의 한 단락을 차지할 수도 있다. 기록할 때 이 기록이 어떻게 연결될지 생각하는 것이고, 이는 기록의 활용으로 이어진다.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카드 기록이 일반화되어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책을 읽으면 카드에 기록하며, 키워드, 연관 개념, 출처, 날짜, 내용을 적는다. 그리고 자신의 기준에 따라 가지고 있는 카드를 재정리하여 자신의 이론을 만든다.


제텔카스텐을 시작하고 기록을 대하는 마인드 자체가 변했다. 이는 독서 방법에도 영향을 주었다. 전에는 책 전체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기억하고 싶은, 생각을 자극하는 한 문장만 만나더라도 멈춰서 생각을 기록하고 다른 기록과 연결점, 이 기록이 향후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더 집중한다. 기록의 활용도가 높아지자, 기록이 더 즐거워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었다.


다만, 나는 제텔카스텐을 카드 대신 다음으로 소개할 '롬리서치'라는 디지털 메모 툴로 도입하였다.


4. 롬리서치 메모 툴 : 기록의 연결과 활용이 놀라울 만큼 쉬워진다.


롬리서치는 워크플로위·다이널리스트를 잇는 도구로 평가되는 아웃라이너 메모 툴이다. 롬리서치가 내건 '생각의 연결을 위한 메모 툴(A note taking tool for networked thought)'이라는 슬로건처럼 제텔카스텐을 활용하기에 아주 적합한 툴이다. 롬리서치와 제텔카스텐의 합성어인 롬카스텐(Roamkasten) 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다.


롬리서치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내가 롬에 빠져든 결정적 계기는 '메모 생성과 메모 간 연결이 쉽다는 점'이다.


우선 페이지 만드는 방법이 쉽다. 키보드의 대괄호를 두 번 치고 '[[  ]]' 페이지 제목을 넣기만 하면 된다. 메뉴에 들어가 새페이지 생성을 클릭할 필요도 없고, 혹은 어디에 생성할지 폴더 위치를 생각하여 생성할 필요도 없다. 기록을 하던 중에도 [[봄 소풍 계획]]이라는 제목으로 페이지를 만들고 싶다면 '[[ ]] '를 치고 원하는 페이지 제목을 적으면 된다.

또한 롬에서는 매우 간단하게 양방향 링크가 생성된다. 다른 메모 툴도 태그 기능이나 링크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보통 A라는 페이지에 B로 가는 링크를 걸어두면 보통 A->B로만 연결되는데 롬에서는 자동적으로 A <->B가 상호 연결된다. 예로 책을 읽고 메모를 한다고 하자. A메모(책정보)에는 책을 읽은 시기, 내용, 발췌를 기록하고 B메모(인사이트)에는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록했다. B메모에 해당 인사이트 출처로 A메모를 연결해 놓으면, 자동적으로 A메모에서도 B메모가 참조되었다고 보인다.

롬리서치를 쓰면서 나의 기록은 다른 기록과 연결되며 기록의 활용도가 무제한으로 늘어났다.

머릿속 생각이 스쳐 그냥 사라지지 않도록 잡아두는 것에서 나아가 각각이 무한대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되니 아이디어 기록에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지금 하는 기록이 시간이 지나 묵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록과 연결되어 보이므로 회고할 수 있으며 다른 기록과 만나 새로운 기록을 탄생시킬 수 있다. 나의 모든 기록이 쓸모 있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생산성 도구, 메모 어플, 노트가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도구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것도, 다양한 기능의 도구도 있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도구이면 좋은 도구라는 것이다.

좋은 도구는 생산성을 올린다.

기록이 더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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