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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zza Jan 05. 2021

회사와의 아름다운 이별, 미리 준비하는 법

Think the last minute.

팀원 모두 상담실에서 두 시에 봅시다.


팀장님이 팀원들을 상담실로 또 부르신다. 아니나 다를까...

“ 강 매니저가 다음 주 퇴직하기로 했다. ”


얼마 전 최 매니저 퇴직에 이어 올해 두 명째입니다.

본사 인사팀으로 이동 후 매년 팀을 떠나는 사람들이 한둘 생겼습니다.

회사생활이 만족스럽지 않기에 때로는 남아 있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죠.


그로부터 일 년 후,

“ 박 매니저 , 나 이달 말 퇴직한다. 이전에 마음 앙금 남은 건 좀 잊어주길 바래... ”


이번에는 한 때 따랐고 한동안 정말이지 미웠던 수석님이 다른 회사로 간다고 합니다.

‘ 인사담당자로 퇴직자를 수 없이 봐 왔지만, 인사팀 사람들이 자꾸 퇴직을 하다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각자도생인거지. ’



1. 아름다운 이별은 어디에도 없다.


   인사담당자는 사람을 자주 떠나보냅니다. 떠나는 사람이 누구든, 헤어짐은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에요. 아쉽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이 쓰리죠. 헤어짐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지다가도 다시 아프기를 반복합니다. 특히 일 잘하면서도 성격도 좋은 사람이 퇴사할 때는 ‘인재가 계속 떠나는 회사에 과연 미래가 있을까?’ 걱정도 됩니다. 조직에서 아름다운 이별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어 보입니다. 예외도 있지만 보통 경력개발, 비전 추구 등 여러 표면적 이유가 있지만 회사나 상사에게 서운한 게 기저에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상사와의 관계가 매우 좋다면 퇴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도 하죠. 실제 회사도 마음에 들지 않고 돈도 많이 받지 않는데도, 같이 일 하는 동료가 좋아서 사수에게 배울 것이 많아서 남아 있는 분들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당기는 힘에 의해서만 떠나지는 않아요. 밀어내는 힘이 조금이라도 있죠.



2. 과대 포장된 로열티


  문득 생각해요.

  ‘나는, 그리고 너는 왜 이 곳에 남아 있을까?'

  떠나는 사람과 남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 '조직을 향한 로열티'는 아니라 생각해요. "나는 조직을 위해 남아 있어." 라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 좋아." 라고 이야기하는 윗분들 말만큼 싫어하는 말이에요.) 우리 솔직해 집시다! 우리는 조직이 아닌, 본인을 위해 남아 있는 거예요. '오랜 조직과 동료의 안락함, 업무의 익숙함, 변화에의 두려움, 조직 내 굳건한 입지, 낮은 시장가치, 가족 안위, 적성에 맞고 도전적인 업무 등 각자 이유가 있는 거죠. 그들 로열티 자체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로열티를 살펴보면 사실 그리 대단한 건 아니잖아요.



3. 악어의 눈물


  연인과의 이별과 비교하면, 조직에서의 이별은 그래도 (겉으로는) 해피엔딩인 경우가 많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존재로 남고 싶은 욕망 때문일까요?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은 그간 하지 못한 사과, 감사와 격려의 말을 쏟아냅니다.


  헤어짐을 인지하고 나서야 우리는 서로에게 더 잘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고 반성합니다. 헤어질 것을, 곧 헤어짐이 올 것을 알고 난 후 호의는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호의가 아닌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평판 관리, 죄책감 경감 등 (두려움에서 나오는) 자기를 지키기 위한 무의식적이고 계산된 호의일 수 있는 것이죠. 퇴사 이후 서로 자주 연락하기는 쉽지 않아요. 가끔 업무 상 필요로 멋쩍게 전화를 주고받는 일이 더 많습니다. 조금 불편한 사이면 편한 사람을 통해서 자료를 전달 받기도 합니다.



4. 매 순간 마지막 내 모습을 그리는 일


  어쨌든 우리는 나와 타인의 떠남을 통해 성장합니다. 성장해야 해요. 남아 있는 사람은 내가 여기 남아 있는 이유를 생각하면서, 현실을 긍정하고 매사 성실해야 합니다. 언제든 떠나는 순간 진정 떳떳한 모습으로 서야 합니다. 그리고 뒤늦은, 계산된 호의 대신 '우리 모두 오늘 당장 떠날 수 있다.' 라는 가정을 하고 평소 서로에게 호의를 베풀면 어떨까 해요. 이해관계를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관계한다면 헤어지는 순간 조금은 더 진실할 수 있을 거에요. 항상 오늘이 첫 출근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마지막, 끝을 생각해 봅시다.

  저 또한 언제일지 모를 출근하는 마지막 날 후회와 아쉬움이 없도록, 뭔가 남기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 충실히 보내려 합니다. 지금 순간의 마음이 계산된 호의일지라도 매일 매 순간 호의를 쌓아간다면, 내 마음도 선해지고 편해지면서 상대에게도 조금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송별의 식사 시간, 당당한 모습으로 동료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아쉬움을 느끼며 인사하는 제 모습을 그려 봅니다.




 “오늘은  회사,  팀에서 마지막으로

  출근하는 날입니다.  때의 내가 지금

  내게 조언을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나는 어떤 조언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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