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쉽고 편한 길,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길을 두고
매번 어렵고 불편한 길을 굳이 선택해 걸어가면서,
잔잔한 삶에 긴장과 갈등을 만들고, 다시 만나기 두려웠던 불안, 상처를 재차 마주한 네가...
많이 미웠지?
그래, 몇 개월 간 그리 힘들었던 이유를 이제 알겠어.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그러니?
무엇을 갈망하고 욕망하는 거야?
지금 너 자신을 봐. 네 옆을 봐.
머나먼 타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오랜 기간 마음을 다해 왔던 직무를 내려놓고,
상실감에 사로 잡힌 채 홀로 바닥을 기고 있는 네가 한심하지 않니?
너 스스로 무척이나 고결하고 그릇이 크고 잘난 사람이라 생각했어?
너는 아직도 자기를 내려놓지 못하니?
...
네가 정말 너무나 밉지만... 바보 같지만... 너를 다시 한번 믿어볼 거야.
온실에서 야생으로, 정상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간 결정을 두 번이나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잖아.
남들은 이해하지 못해도 나는 알고 있지.
계속 성장하고 싶은 거잖아. 거칠고 결이 다른 곳이라도 뛰어들어서 널 지켜보고 싶잖아.
늘 그렇게 조금씩 커 왔잖아. 배워왔잖아.
큰 사람 되고 싶잖아. 그래서 남을 돕고 싶은 거잖아.
누구와도 공감할 수 있고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잖아.
그게 행복임을 흠뻑 느껴봤으니까. 다 기억나지?
그러니까... 너를 그만 미워하면 좋겠어.
너는 어렵지만 좋은 선택을 한 거야. 선택을 최선으로 다시 만들 수 있을 거야.
정말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가 있지? 넌 정말 대단해. 존경스러워.
걱정하지 마. 반신반의하지 마.
두려워 말고 불안해 말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언제나 그랬듯 이겨내고 잘할 거야.
그러면 인생에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스토리가 또 하나 더 생기는 거지.
지금 느끼는 감정, 외로움, 슬픔, 아쉬움... 너의 지금 상황... 그땐 미처 몰랐던 소중한 것들, 절대 잊지 마.
그 감정을 느끼거나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을 보면 꼭 지나치지 말고 도와줘.
네가 자처한 고생, 경험이 있었기에 더 공감하고 연민할 수 있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너는 너의 길을 잘 가고 있어. 잘하고 있어.
나는 너를 믿어.
그리고,
네가 (돌아)온다면 나는 언제든 환영이야. 기다릴게.
설사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어떤 결정을 한데도 널 지지할 거야.
고마워. 네게 해 준 것도 별로 없는데 지금까지 잘해줘서. 열심히 살아줘서.
수고 많았어.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이 돼 줄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