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간 비건 다이어트를 실천해 보기로 했다. 비건(Vegan)이란 동물성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식단을 의미한다. 고기, 생선뿐만 아니라 우유, 치즈, 계란 등 모든 동물성 제품을 배제하고, 오직 식물성 식품만을 섭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건 식단은 환경 보호, 동물 복지, 건강 등의 이유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다. 내 경우엔 단지 이런 식습관이 건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했다.
한 달 동안 나는 주로 볼(bowl) 식사를 했다. 미국에서 볼이라고 하면 대충 샐러드에 밥이 추가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애용한 주 재료는 올리브, 병아리콩, 두부, 적양파, 고수, 오이, 파프리카 등이었고, 드레싱은 거의 항상 소금, 레몬즙, 올리브유, 발사믹을 사용했다. 생각보다 정말 맛있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메뉴로 이 정도 맛을 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겪어보니 비건 식단에는 여러 장점이 있었다. 첫째, 소화가 잘 되어 속이 편안해지고, 변비 같은 소화 문제도 크게 줄어든다. 둘째,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한 달 동안 비건 식단을 유지했더니 5킬로그램이 빠졌다. 특별히 운동을 더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비건 식단을 따른 것뿐인데 이렇게 체중이 줄어들다니 놀라웠다. 셋째, 비건 식단은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 동물성 식품의 생산은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환경에 부담을 주지만, 비건 식단은 이러한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첫째,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다 보니 단백질, 철분, 비타민 B12 등 일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가 힘들 수 있다. 둘째, 비건 식단을 유지하려면 요리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준비하려면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셋째, 사회적 상황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비건 옵션이 부족하면 식단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고기와 유제품 소비를 최소화하는 '약한 비건' 식단을 유지해보려고 한다. 피할 수 없는 경우엔 고기와 유제품을 먹되, 일반적으로는 되도록 피하는 식이다. 비건식 라이프에 관심은 있지만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약한 비건'도 비건이고, 절반의 성공도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