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다리 아저씨의 첫번째 답장 -
어릴 적 긍정과 밝음의 상징인 주인공들을 좋아했던 나는
빨간머리앤, 키다리 아저씨, 말광량이 삐삐 등의 책들을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으면서 주인공들을 동경하곤 했다.
그리고 어른이 된 어느 날, 다시 "키다리 아저씨"를 읽게 되었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정말 키다리 아저씨는 주디에게 답장을 쓰지 않았을까?
내가 키다리 아저씨의 답장을 쓰기 시작한 것은 이런 궁금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20대의 주디에게 대학생활을 비롯한 인생에 대한 얘기들을
조금 더 해 주고 싶었던 개인적인 마음도 포함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매월 첫째 수요일은 끔찍하기 이를데 없는 날이다.
네가 매월 첫째 수요일을 끔찍히 싫어했다는 것을
네가 쓴 "우울한 수요일"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단다.
나같은 후원자의 방문 준비를 그렇게나 힘들게 하고 있었다니 미안한 마음이 들더구나.
나에게 매월 첫번째 수요일은 따뜻하고 설레는 날이었거든.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더 깔끔하게 면도를 하고 옷도 조금 더 멋진 것을 골랐지.
존 그리어 고아원의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날은 참 좋았단다.
나는 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많은 것들을 누리며 살아왔지만
그 모든 것이 순전히 내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족한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었지.
그래서 고아원의 아이들을 후원하기 시작했고
찰스 벤튼과 헨리 프레이저를 대학에 보냈어.
둘 다 열심히 해 주고 있어서 충분히 큰 보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고아원에 머물고 있는 여자아이 얘기를 듣게 되었지.
꽤 공부를 잘 하고 특히, 국어 과목이 월등한 제루샤 애벗 양에 대해서.
나는 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학을 보내겠다고 얘기했지.
재능이 있는데도 가난하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는 건 정말 슬픈 일이잖니?
국어에 재능이 있다고 하니 대학에서 공부를 한 후 작가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매달 용돈을 받는 날, 나에게 편지를 쓰게 한 것도
글쓰기 연습을 하도록 하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지.
너의 대학생활을 듣게 된다는 것이 무척 기대되는구나.
키다리 아저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