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몽상

블루, 밤의 가스파르

by 지하

새벽.

모두가 잠드는 시간이 되면 마음이 흔들린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나에 대해서, 나의 오늘에 대해서 돌아본다. 마음이 잔잔해지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나를 내려다보는 메마른 달빛이 유난히 서늘하다.


나는 때때로 가만히 달을 바라본다. 보름달이 뜬 밤이라던지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달을 올려다본다. 늦은 밤에, 조용한 새벽에, 습관적으로 달을 생각한다. 서늘하도록 차갑게 보이는 회백색의 무늬에 마음을 빼앗기고 시퍼런 은백색의 달빛에 나를 고백한다.


새벽, 조용히 달빛만이 밖을 비추는 새벽의 시간이 좋다. 나를 온전히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시간이다. 나는 감추고 있던 나의 마음과 불안한 감정을 쏟아내고 달은 그저 나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달.

너는 모든 것을 보고 있구나.

나라는 한 인간이 얼마나 상처 입고 무너지고 고통받는지를.

멍들고 보잘것없는 마음이 누구에게도 구원받지 못하는 것을.

너의 곧은 얼굴을 보며 나의 마음은 붉게 피멍 든다.




'블루, 밤의 가스파르'에 실린 글 중 일부분만을 적었습니다.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출간한 에세이입니다. 완본은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헬로인디북스', '가가 77페이지' 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독립출판 그림 에세이 '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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