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저주에 걸렸다. 누군가는 꿈을 눈부신 젊음의 특권이라고 찬란하게 그리기도 하지만, 내게 꿈은 황동규 시인의 말처럼 ‘견디기 힘든’ 저주처럼 다가왔다. 한때는 좋은 글을 보게 되면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기뻤지만, 작가라는 꿈을 갖게 되면서 책을 읽는 게 괴로워졌다. ‘나도 이처럼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기 시작했으니까. 꿈과는 점점 멀어져가는 나의 삶을 보며 스스로 되뇌곤 했다. ‘이건 내가 아니야.’ 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꿈과 결별하는 사람들. 견딜 수 있을 만큼 꿈을 축소시켜 버린 사람들. 그렇게 꿈과 멀어진 사람을 우리는 어른이라고 부른다. 회색빛 어른의 세계로 편입되어 나와 무관하게 흘러가는 삶에 몸을 맡기는 인생은 싫은데...... 어떻게든 꿈과 화해를 좀 하고 싶다. 그런데 꿈은 도통 화해라는 걸 모른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가 볼 수밖에. 꿈이라는 저주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그 꿈을 이루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