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꿈은 결코 꿈이 아니야.
- 공석진, <꿈>
주변에 입버릇처럼 세계여행을 떠날 거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관찰해보면 진짜로 준비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저 기다리며 백일몽으로만 가지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들의 “아, 세계 여행 가고 싶다.”라는 말이 이렇게 들립니다. “아, 너무 힘들어, 벗어나고 싶어.” 어쩌면 이들에게는 꼭 세계여행이 아니어도 상관없을지 모릅니다. 지금의 불행을 덮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건 꿈이 아닙니다. 진짜 꿈은 나의 현실을 가리는 게 아니라, 나로 하여금 현실을 바꾸게끔 끊임없이 강제합니다. 움직일 수밖에 없죠. 너무나 멋진 글을 발견하고 형편없는 자신의 글에 실망감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오늘 한 편 더 쓰고 잔다!’라고 다짐하는 작가 지망생을 떠올려 보세요. 꿈이라는 렌즈로 투과된 세계가 나를 압박해 들어오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그래서 우리는 꿈을 향해 오늘도 한 발을 걷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그 꿈을 버리지 않는 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