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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드러운직선 Dec 05. 2016

[단상] 마케팅공화국 고 정재윤 대표

커뮤니티 일이란 자신을 비우며 그 빈틈에 타인을 넣는 일


커뮤니티 시삽들은 늘 외롭습니다. 커뮤니티 일이란 자신을 비우며 그 빈틈에 타인을 넣는 일이라, 돈이 최고 미덕이 되는 세상에서 거꾸로 가는 외로운 존재들입니다.  


마케팅공화국의 정재윤 대표께서 2008년 5월 2일 지병으로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훌륭한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지만,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순수한 마음으로 커뮤니티 일에 열정을 바친 정재윤 대표와의 이별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전 커뮤니티 연합정모에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지만 흔쾌히 강연을 해 주셨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뒷풀이 행사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말과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이 마지막 이었습니다. 2004년 함께 치룬 컨퍼런스인 ‘이 시대의 한국 마케팅&비즈니스 트렌드를 논하다’ 행사 뒤 감자탕과 소주를 나누면서 담소하던 장면도 아직 생생합니다. 그가 담배를 물고 소주잔을 든 모습은 제가 봐도 부럽고 멋있었지요. 


그는 마케팅공화국이라는 세계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봉사로 오랫동안 마케팅 후학들을 치우는 일에 매진했고, 저에게도 대학생들을 위한 강연 한 꼭지를 부탁했는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그가 커뮤니티 메인화면에 담은 “마케팅으로 널리 사람과 기업을 이롭게 한다.”는 문구가 천상에서 꼭 이루길 기원하며 그리 영전에 술 한 잔 바칩니다.  





1. 현재 어떤 일을 하시나요? 
현재 커뮤니티 관리와 회사 일을 하고 있다. 회사 일보다는 마케팅공화국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2. 예전에 어떤 일을 하셨고, 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10년 동안 계속 인터넷 쪽에서 일을 했고, 지금도 계속 그쪽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인터넷 1세대다. 사회에 나오면 힘들지 않은 것이 없다. 계속해서 모든 것이 오르락내리락(닷컴버블 같은 것들) 한다. 그리고 내가 마케팅 쪽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많이 봐왔다. 비즈니스 환경이 순탄하지 않다. 하지만 인생의 컨셉이 "탱(탱자탱자)"이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 책은 계속 집필 하실 건지요? 
1년에 한 두 권 씩 꼭 쓴다. 책 쓰는 것이 많이 고통스럽지만 지식을 뱉어내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지식을 가지고만 있고 뱉어 내지 않으면 지식을 넣을 공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식을 뱉고 다시 채우려고 책을 꼭 쓰고, 예전에는 분량을 두껍게 썼는데 사람들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이제 절대 300페이지를 안 넘긴다. 


4. 대학생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요? 

내 입장에서는 하고 싶은 건 죽어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회에는 제약이 많지만 대학생들은 그런 것이 없지 않냐? 공모전이나 대외활동 등 실패를 해도 실수에서 그치는 거지. 그것이 끝이 아니다. 그리고 요즘에 대학생들은 너무나도 많은 활동을 하는 것 같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욕심으로 일을 계속해서 벌이지만 말고 근성을 키워라.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잡고 거기에 관련된 활동을 해야지, 단지 스펙을 늘리고 스펙트럼을 늘리기 위해 이것저것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점차 지식이 많아지고 영악해 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영악하다는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기도 하다. 너무 기회주의적이기 때문이다. 대학생은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가치를 발산하며 그 분야에 미쳐봐야 한다. 생각 자체를 좀 더 크게 하고 굵게 할 필요가 있다. 


5. 커뮤니티를 운영하시면서 느꼈던 점은?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때는 부담이 되지만, 커뮤니티의 사람들을 만날 때에는 사심 없이 만나게 된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큰 장점 인 것 같다. 나중에 비즈니스를 하게 되더라도 그 신뢰를 바탕으로 더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참 행복하다. 운영자는 귀찮고, 신경 쓰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놀이터로 생각하고 즐기려고 한다. 


6. 좌우명이 무엇인가요? 
아까도 말했지만 ‘탱자탱자’의 "탱"이 나의 인생 컨셉 이다. 좌우명은 "하고 싶은 것은 죽어도 한다. 하기 싫은 것은 죽어도 안한다. 그래도 안 되면 포기한다."이다. 좌우명에 대해 말을 해보자면 
20대에는 능력은 없지만 피가 끓는 열정이 있다. 30대에는 능력은 있지만 피가 끓는 열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20대에 피가 끓는 열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죽어도 해야 한다고 말을 해주고 싶다.  


7.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셨던 점은 ? 
일단 내 입장에서는 사회생활을 했다고 생각 안한다. 사회에 들어오고 어느 조직에 들어가자마자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갑을 관계가 생성이 된다. 조직, 위계, 생존을 위해서 고충이 큰 것이 현실이다. 대학생 때는 실패가 실수이지만, 사회에 나와서 실수는 곧 실패가 된다. 냉엄한 현실이다. 돈이 어느 정도 딸리지만 사회에 나오면 그 때는 가족이 또 딸리기 때문에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현재 대학생들도 많이 힘들어 하지 않는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마음먹은 데로 생각나게 되는 것이다. 난 내년부터 1년에 2개월은 무조건 나가서 살면서 내 지혜를 쌓고 오고 싶다. 또 그렇게 할 것이다. 


8. 성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너무 많아서 뭐라고 말을 해줄 수가 없다. 성공의 기준이 틀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명예를, 어떤 사람은 돈을, 어떤 사람은 그냥 행복하게 사는 것이 성공의 기준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장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꿈이 무조건 말도 안 되게 큰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하지만 조금 더 높여 잡는 게 이루는 데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꿈을 꾸는 이유는 깨어나기 위해서라 생각한다. 그러면 현실이 보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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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인상깊게 읽었던 책... "나의키의 상대는 닌텐도이다." 의 저자.


정말 훌륭한 마케터였던 분을 기억하며.

언젠가는 나도 그런 마케터로 기억되기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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