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마을 지금 그대로
언제나처럼 언젠가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초등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모습에 놀라 게시물을 자세히 보았던 일이 있다.
제주 선인분교에 다니는 아이들이었고, 아이들이 들고 있던 피켓에는 ‘아름다운 우리 마을 지금 그대로’라고 알록달록하게 적혀있었다.
대명에서 제주에 거대한 사파리와 호텔을 만들겠다고 했다는데, 그 사업 대상지가 바로 선인분교가 있는 선흘 2리인 것.
이 곳은 아름다운 거문오름이 있는 곳이고, 이제 제주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곶자왈이 있는 곳이며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는 소중한 자산인데 말이다. 이 곳에 추운 걸 견디기 힘들어할 머나먼 이국의 땅에서 맹수들을 데려다가 사파리를 굳이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주는 과한 난개발로 쓰레기 집적 문제와 지하수와 배수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걸로 알고 있다. 이런 와중에 또 다른 개발을 승인해 주는 지자체와 책임자는 대체 그 땅을 관리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선흘리의 주인은 그 땅에 발 붙이고 살고 있는 식물, 동물들, 그리고 주민들이다.
그것들의 평화를 깨트리는 기업도, 공무원도 모두 썩 제주를 떠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