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버섯의 공생
집에서 화분을 키우는 사람들 중에는 아마 습한 여름철에 갑자기 화분에 나타난 하얗고 노란 버섯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균류의 포자로 이루어져 있는 버섯은, 슈퍼마켓 신선코너에서 만났을 땐 맛난 식자재로써 군침 돌게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면 어쩐지 살짝 두렵기도 하고 대체 어떻게 이 곳에(화분) 갑자기 나타난 건지 놀라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화분의 식물에게 해가 될 것만 같아서 버섯이 자라난 자리의 흙까지 넉넉히 제거해주기도 했고, 지인은 통째로 분갈이를 해주기도 했다. (사실 화분 속 버섯은 대부분 무해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와 균류(버섯)가 서로 공생관계라는 재미있고 놀라운 기사를 보게 되었다.
나무에 붙어있는 버섯의 모습을 보면, 꼭 버섯이 나무에 붙어사는 기생식물일 것만 같은데 공생관계라니.
일명 언더그라운드 네트워킹.
나무는 흙에서 땅 속의 뿌리로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균류의 도움이 있어야 한단다. 버섯은 나무에게서 탄소를 공급받고, 대신 흙에서부터 얻은 질소, 인, 칼륨 등을 나무에게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이 둘의 관계가 나무의 건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된 동시에, 오늘날 유럽의 나무들이 영양실조에 걸린 이유 역시 이 균근 성 버섯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토양이 오염으로 건강하지 못하자 버섯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나무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해주지 못한 것이 큰 이유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숲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려면 결과적으로 토양이 오염되지 않도록 해서 다시 그들의 공생관계, 그들만의 시스템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무의 영양실조와 버섯의 연관성은 아직 연구단계에 있는 주장이지만, 어쨌든 버섯과 나무가 서로 의지하고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 의외의 조합을 보면서 지구 위 그 어떤 생명체도 이유 없이 존재하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원헬스, 사람-자연-동물-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