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서식지와 개발 예정지 사이의 이야기
2017년에 있었던 일이다.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이라는 곳은 30여 년도 넘게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는 서식지로 이 동네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곳이라 한다.
어느 날, 파주시는 이 통일동산 일대에 장단콩 웰빙마루라는 260억 규모의 체험단지 사업이 추진했다.
분명히 사업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되었는데 그 보고서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에 대한 기록이 빠져있었고, 일대 주민들은 그것에 대해 반발하며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보통 주민들이 반반 나뉘어 각자가 원하는 방향을 주장하며 싸우는 모습을 더러 보게 되는데, 오랜 시간 동안 주민들과 함께 살아온 수리부엉이는 사람들의 사랑을 꽤나 받아온 덕분에 사업은 다행히도 중단된 상태로 최근까지 진행되지 않았던 것 같다. 최근 기사를 찾아보니 결국 사업지가 변경되어 다시 진행된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고 나니 또 문득 제주가 생각났다.
지금 제주에는 사파리를 만들려는 사업주체와 지역 주민들이 맞서고 있다. 그곳도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는 소중한 서식지이다. (역시 환경영향평가는 부실한 보고서가 제출되었다고 한다)
파주시의 통일동산, 부엉이 동산이 주민들의 힘으로 끝내 지켜진 것처럼, 제주의 자연도 주민들의 바람처럼 꼭,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