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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아 Aug 28. 2018

[프롤로그]
왜 P2P투자에 대한 글을 쓰나

feat. '엥 그거 완전 위험 투자 아니냐' 

투자처 찾기 어렵다. 은행 예금 금리가 1~2%대에 머문다. 착실히 저금하는 것만으론 돈을 불리기에는 부족하다. 아무리 동분서주해도 연 수익률을 1% 올리기도 어렵다. 


내 경험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2016년 8월, P2P대출 중개회사 '테라펀딩'의 홈페이지를 통해 인천의 한 빌라를 짓는 데 필요한 건축 자금을 빌려줬다. 100만원을 10개월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빌려준 대가로 세후 8만2663원의 이자를 받았다. 원금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니 연 8.27%였다. 100만원을 빌려주고 8만2663원을 벌었으니 1000만원엔 82만6630원, 1억원이면 826만6300원을 벌 수 있었던 셈이다.   


기자로 일하는 월급쟁이가 빌라를 짓는 사람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을 리 없다. 그에게 10개월이나 돈을 빌려줬었지만 아직도 대출을 해갔던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알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때는 뭣도 모르고 했다) 나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10개월 간 ‘1인 은행‘이 되어 대출을 해주고 은행처럼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았다. 이처럼 내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 P2P(Peer to Peer·개인간)대출 투자다. 금리는 보통 연 10% 내외다. 

국내에서 약 3~4년 전부터 P2P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평범한 우리도 금융기관처럼 돈을 굴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자산운용사나 저축은행, 캐피탈사 같은 거대한 금융 기관이 하는 방식으로 개미들이 재테크를 하는 것이다. 투자 상품을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살펴본 뒤 인터넷 쇼핑을 하듯 돈을 입금하면 절차가 끝난다. 투자부터 상환까지 모든 과정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현재 P2P대출 투자에 대한 글들은 대다수가 입문 단계의 아주 기초적인 정보만을 전달하거나 지나치게 어렵게 쓰여 있다. 적당히 교본으로 삼아 P2P투자를 결정하는 데 기준이 될만한 글은 많지 않다. 혹은 P2P대출의 부실, 연체, 도산 등 어두운 면이 강조돼 있다. 실제 피해액이 1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요즘엔 아주 사기꾼들이 살판났다.

이런 회사들 말이다! 나쁜 X들 같으니


이렇게 위험하다는데, 왜 P2P투자를 했나?


P2P투자는 주식이나 암호화폐처럼 오르내리는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수익률 대비 신경쓸 것이 적단 장점이 있다. 투자를 결정하는 시점에 딱 한번만 1~2시간을 들여 귀찮게, 끈질기게 검증하면, 매달 들어오는 이자를 가만히 앉아 받으면 된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들에게 잘 맞는 재테크다. 


그래도 그동안 필자는 P2P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지난 2016년쯤부터 P2P대출 투자를 시작해 현재까지 투자금을 몽땅 날려 손해를 본 적도 없고, 오히려 세후 연 6~10%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그래서인지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너는 대체 어떤 회사에 투자하는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런 질문을 수십 차례 받을 무렵, '미천하지만 별거 아닌 노하우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다면 사기꾼들에게 투자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P2P불패'의 비결은 사실 P2P대출중개 회사의 대표들을 실제로 만나보는 것이었다. 금융부 기자로 일했기 때문에 취재 현장에서 운좋게도 P2P회사들의 대표나 임원진들과 만날 기회가 잦았다. 이들을 실제로 만나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누며 '이 회사가 중개하는 상품은 투자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길 때, 그 회사에다가 소액투자했다. 지금은 8개 회사 정도에 나눠서 투자를 하고 있다. 사실 정량적이라기 보다는 재래식 투자, 아날로그식 투자라고 볼 수 있겠다. 

구글에 아날로그라고 검색해서 나온 사진 중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사진인데 가장 예뻐서 그냥 집어넣어봄 

연 20% 쯤 되는 고수익 홍보하는 회사들은 쌈싸먹어라


요즘 일부 P2P대출 중개회사는 연 20%를 넘는 금리를 내세워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세상에 연 수익률이 20%인데 완벽하게 안전한 투자처가 어딨나? 말도 안되는 소리다.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 못해 차고 넘칠 것이다. 


나는 독자들이 P2P대출 투자만으로 연 20%를 넘는 마법같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약속할 생각이 전혀없고 그렇게 도울 능력도 안 된다. 대개 저런 꿈 같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그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고수익을 약속하고 투자금을 잔뜩 모집해서 '먹튀'하려는건가하고 의심부터 한다. 


부실한 P2P대출중개회사들에는 전형적인 '패턴' 이라는게 있다. 이 패턴이 어느정도 정해져있다 보니, 나쁜 의도를 가진 사기꾼들을 가려내고 원칙대로 경영하는 P2P대출 중개회사를 오히려 찾을 수 있게 됐다. 부실 업체에 대한 증거보다 소문이 빠른게 이 바닥이고, 적어도 부도덕이나 부실에 대한 소문은 대개 나중에 사실로 드러났다. 적어도 필자가 이 업권을 취재했던 2년 동안은 그랬다.


그동안의 취재 후기, P2P대출중개회사들과의 에피소드 등도 올려볼 생각이다. 독자들이 적어도 예적금 금리보다는 높은 세후 연 5~12%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P2P투자를 돈 날리지 않고 할 수 있도록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


안전투자가 최고다. 


필자도 현재 P2P대출중개 회사들이 제공하는 차주에 대한 정보들이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개선해야할 점이 너무나 많다. 산업이 아직 태동한지 얼마 안 됐음을 감안하더라도 허술하다. 투자자 보호가 너무 안 된다. 


특히 차주에 대한 정보 제공 문제가 그렇다. P2P대출중개 회사에 문의해도, 개인정보보호의 문제로 차주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P2P대출중개회사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혹시라도 연체나 부실이 나면 투자자들이 대출자한테 몰려가서 돈을 내놓으라며 협박할 수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선량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 검증이 안 되니까 말이다. 사실 제공하는 정보도 포토샵으로 조작했다는 일부 회사들도 있었으니 불안하기 짝이없다. 


일단 제도 정비 등 큰 그림은 금융 당국과 국회에서 열심히 그리고 있다. 이 분들이 하루 속히 움직여줬으면 하지만 아직도 법제화가 요원해 보인다. 그 전에 일단 우리 투자자들은 소중한 돈을 날리면 안 되니까, 가능한 안전한 투자를 했으면 한다. 앞으로 올릴 글들을 통해 안전한 P2P투자의 기준을 세워보고자 한다. 


아무리 높은 이자를 약속한 투자 상품이라도 원금 날리면 말짱 꽝이다. 신중하게 아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혹은 P2P대출중개 회사들이 아예 못 미덥다면 P2P대출 법제화 전까지 P2P투자를 하지 말자. 


재테크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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