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으뜸 Oct 07. 2021

화가 나서 그리는 그림

윤형근 화백에게 왜 이렇게 검은 기둥만 그리냐고 묻자 ‘화가 나서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 말은 왜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는지에 대해 조금은 이해하게 되는 말이었다.

글을 쓰는 이유와도 하등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교양 있어보기 이 위해 쓰는 글이나, 그리는 그림, 즐기는 취향이 아니라

정말 마음이 어쩌지 못해 하는 행동이기 때문인 걸 알았기 때문이다.


불안장애로 약을 먹는 행위나

울분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나

하등 같은 것이다.


무엇이 더 낫고 더 우월한지는 그 그림을 가지고

지식인인 체하고 싶어 하는 허영심을 가진 인간들 뿐인 것이지,


정작 그림을 그린 사람들은

비평가나 컬렉터 따위의 사람들보다,

정신적 고통으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훨씬 동질감을 느끼고 대화를 하고 싶을 것이다.


모든 화는 인간들 때문에 오는 것이다.

인간들이 없었다면 그렇게까지 화가 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들끼리만 생각하는 그 실재하지 않는 믿음들 때문에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