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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02. 2025

새해에 버려야 할 것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불안과 걱정이 깃든다. 이직한 회사에서 업무도 만만치가 않다.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하고 있지만, 예전 직접 인허가 업무에서 받았던 그 스트레스가 다시 찾아왔다. 억지로 맞지 않는 옷을 계속 입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글쓰기 사부님 이은대 작가의 글을 즐겨 읽고 있다. 사부님 글을 읽으면 동기부여가 된다. 다시 마음과 감정을 다스리고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렇게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고 있다. 작년 12월 금요일마다 연말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예전 직장 사람들, 1년 만에 만나는 대학 동기들, 작가 모임 등이었다.

역시 사람을 만나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체질이다. 또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회포를 풀다 보니 술을 많이 마시게 되었다. 술을 요새 웬만하면 잘 마시지 않는데, 가끔 마시다 보니 폭음하게 되었다. 술로 인해 실수도 있었다.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있어서 안 마시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반성한다. 반복되는 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2025년 푸른 뱀의 해가 시작된 지 이틀이 지나고 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무엇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버려야 할 것이다.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항목을 정리하는 게 빠르다. 나도 지금까지 꼭 해야 하는 목표를 정했는데, 올해는 버려야 항목을 정하기로 했다. 한번 같이 새해에 어떤 것을 버릴지 알아보자.

첫째, 불필요한 걱정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불안하다. 그 일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까봐 고민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인데, 미리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렇다. 요새 특히 심해졌다. 갱년기가 왔는지, 자꾸 지금 하는 프로젝트를 망칠까 두렵고 불안하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 할 일만 딱 하고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룬다. 새해에는 불필요한 걱정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둘째, 타인과의 비교다. 어제 오랜만에 한 지인의 sns를 봤다. 분명히 몇 년 전까지 같은 스타트 라인에 있었는데, 지금 보니 잘 나간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잘 만들었다. 그것으로 이미 그 분야에서 잘 나가는 전문가가 되었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나 자신이 초라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그고 나는 나다. 잘 나가는 사람과 비교하면 흔들리고 조급하게 된다. 그냥 나 자신의 길을 천천히 가기로 다시 마음먹었다. 새해에는 타인과의 비교는 멈추고, 자신이 하던 대로 묵묵히 계속 가자.

셋째, 과도한 집착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목표든 너무 집착하지 말자. 집착하는 순간 숨이 막힌다. 조급해진다. 결과에만 치중한다. 잘되지 않는 순간 무너져 내린다. 나도 지금 이직한 회사 업무를 망치게 될까 걱정하다 보니 집착하고 있다. 하나라도 완벽하게 하려고 하니 마음이 더 답답하다. 놓아주기로 했다. 집착을 버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새해에는 좀 내려놓자.

넷째, 소모적인 인간관계는 이제 그만하자. 자신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자. 마흔 전후로 글을 쓰면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끊었다. 내 에너지를 갉아먹는 사람이라면 한 번 본 사람이라도 철저하게 차단했다. 물론 나로 인해 에너지가 뺏긴 사람에게 용서를 구한다. 필요 없는 사람은 정리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자. 사실 많은 사람과 친해지는 게 좋은 것이 아니다. 내가 힘이 약해지면 모두 떠날 사람이다. 내 가족과 잘 맞는 소수 지인이나 친구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다.

다섯째, 건강을 해치는 습관은 버리자. 폭음 또는 과음, 많이 먹는 습관이 있다면 꼭 멀리하자. 나도 웬만하면 술은 안 마시려고 한다. 내 시간과 미래를 위해 더 투자하기 위함이다. 주중에 3회 30분 이상 걷거나 근력 운동은 꼭 하고 있다. 건강해야 일, 독서, 글쓰기도 할 수 있다. 건강이 가장 으뜸이다.

이 다섯 가지는 꼭 새해에는 버리자.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나도 지금까지 그 시간을 쪼개 열심히 살았다고 하지만,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지 못하다고 느낀다. 올해는 버려야 할 항목을 정리해서 내가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에 더 투자하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버릴 것은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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