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회사에서 검토서를 쓰기 위해 오전 내내 챗GPT와 씨름하며 기획안의 뼈대를 잡았다. 예전 같으면 사흘은 꼬박 걸렸을 일이 단 몇 분 만에 매끄러운 문장들로 변해 모니터를 채웠다. 경이로우면서도 한편으론 서늘한 공포가 밀려왔다. '내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22년 차 직장인이자 작가로 살아온 세월이 기술 한 줄에 증발해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공허하게 나열된 AI의 문장들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깨달았다. 거기에는 지식은 있으나 '지혜'가 없고, 문법은 완벽하나 '심장'이 없다는 사실을. AI는 재작년 사기 사건으로 겪었던 그 참담한 절망의 깊이를 알지 못한다. 밤새 잠 못 이루며 아이들의 숨소리를 듣던 그 아빠의 무게감을 AI는 데이터로만 이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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