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스마트폰 Brooklyn
현대카드가 디자인과 문화의 중심에 서있는 회사라는 점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은 기존 카드사의 개념에 신선한 충격이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던 혁신이였다. 평범한 카드사에서 지금의 현대카드가 되기까지, 그들은 다양한 브랜드 변화와 회사의 가치관 변화를 거쳐왔으며, 그 노력 또한 독보적이라고 평가된다.
현대 카드는 이러한 자신의 Culture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위하여, 많은 문화공연을 주최 하였으며, 고객에게 색다른 문화 경험을 안겨주기 위하여 디자인 도서관, 뮤직 도서관, 여행 도서관등을 설립 하였다. 또한 다양한 외부 협력을 통하여, 이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출 하였는데, Project Oyster, My Taxi, A&K Hyundai Edition 같은 기업 Collaboration 부터, 봉평장,제주도 버스 정류장 같은 사회공헌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그들의 모든 프로젝트가 빛을 본것은 아니다.
분명 많은 프로젝트들이 검토 되었을 것 이고, 그중에선 여러 이유에서 프로젝트가 취소 되었을 것 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아쉬운 프로젝트는 Pantech 과 현대카드의 콜레버레이션 이였던 것 같다.
2014, 그들이 준비했던 Brooklyn.
팬택이 인정받던 시절, 그들의 색감은 젊음과 트렌드였다. 삼성과 엘지같은 거인들과의 싸움에서 몸부림쳤던 시절 그들은 자신들의 트렌드로 특별함을 만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들의 색은 확실히 있었고, 트렌드와 디자인에 민감했던 대한민국의 사용자들을 최신 기술로 매료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스마트폰 태풍이 지나갈때, 다른 많은 핸드폰 업체들과 같이 트렌드에 늦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얼마전 법정관리 상태까지 빠지며, 과거의 영광과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런 그들이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낸 프로젝트가 바로 Brooklyn이다. 이름을 반영하듯, 디자인 트렌드에 부합한 이 폰을 처음으로 봤을때, 현대카드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단 느낌을 받았다.
심플한 디자인, 직관적인 느낌.
브루클린과는 두번째 만남이였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한번, 그리고 오늘 이태원 Vinyl & Plastic의 특별 전시관에서 한번.
볼때마다 이 핸드폰이 내게 주는 인상은 Simplicity 이다. 너무나도 디자인이 심플해서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브랜드의 대명사인 MUJI(무인양품) 에서 파는 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 Muji와 브루클린과의 협력은 상상만 해도 행복한 일이다..물론 상상일 뿐이지만..)
첨단 스마트폰 사이에, 심플하다는 나쁜게 아니다. 사실 심플함이 가지는 파워는 IT에서 큰 파급력을 가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복잡할수록 단순한 그러한 기계가 더욱 매력적인 경우가 많기에, 디자인의 심플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제품의 매력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어떻게 보면, 그냥 그런 핸드폰이 아니라 또다른 문화이자 삶에 일부를 만들어 보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브루클린의 디자인은 평범하면서도, 삶의 필수품처럼 느껴지는, 친근한 그러한 폰이였다.
어떻게보면 복잡하고 투박한 디자인들의 폰 사이에서, 미니멀리스트에게 필요한 그러한 폰이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