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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유 Jan 04. 2023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김창완/문학동네-

책주인_주인장의 책

 이 책은 동시집이다. 어른이 돼서 읽는 동시는 어떨까? 김창완님께서 쓴 동시집이라고 하여 무심코 읽은 이 책은 피식피식 웃음이 나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때의 순수한 마음을 꺼내는 것이 어른이 읽는 동시의 매력이라는 걸 느꼈다. 아이가 된 어른의 시선으로 쓴 동시 같은 이 책은 동시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머릿속에 그림이 잘 안 그려졌던 어릴 때와 달리 그 상황에 내가 마치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가 더 상상하고 그릴 수 있는 여백을 주었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시는 ‘호랑이’ 동시인데 정말 동물원에서 호랑이 보고 생각한 것 같이 유머가 겸비 된 시였다.


동시 '호랑이' 시화 작품_2022 민유


그렇다. 가장 재밌었던 포인트가 

망할 놈의 호랑이 어흥 하고 울 줄 알았더니
순 엉터리로 울어서 진짜 놀랐다

이 부분이었다. 호랑의 울음소리를 관찰하여 시로 표현한 것이 색달랐다.


‘피아니스트’라는 동시에서는

검은 건반 위에 떨어진 
흰 머리카락

피아노 건반을 정말 어린 아이가 보이는 대로 표현한 것 같았다. 어떤 사물이든 동물이든 눈에 보이는 것들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나만의 표현으로 쓴다는 것이 쉬운 듯 보여도 어려운 것이다. 다른 시각으로 다른 감각으로 봐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작가의 시선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라는 시 역시 아이가 바라보는 어른의 말과 행동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은

장난감을 사지 말라는 뜻이다

먹고 싶은 걸 참으라는 뜻이다

하고 싶은 걸 하지 말라는 얘기다

별로 좋은 말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도 ‘눈치’라는 걸 알고 본다. 어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가 하면 어떨 때는 눈치껏 어른의 말과 심리를 본능적으로 캐치하여 수긍할 때가 있다. 과연 현실적인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동심을 지켜준다 하며 한편으로 어른의 입장으로 아이들을 현실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선가시’의 시 역시 위트 있는 시였다.


켁켁

생선을 먹다

목구멍에 가시가 걸렸다.

켁켁

내가 낚시에 걸렸다.

생선이 날 낚았다.


 생선 가시 먹으면서 목에 걸리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어찌 되었건 생선이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과정 중에서 낚시가 있었을 테니 그 상황을 재밌게 표현했다. 마치 생선이 복수(?)를 하듯 


 이 동시집 이후로 가끔 동시집을 읽어본다. 순수한 마음을 다시 찾기에 동시만큼 좋은 게 없는 거 같다. 어른에게 어린 나를, 그 마음을 볼 수 있게 해주니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당신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걸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재밌게 읽는 TIP-

어른의 시선과 아이의 시선으로 읽어라.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한 줄 평-

누구에게나 아이의 마음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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