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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영 Jun 13. 2023

[2022 영국] 여행 준비(1)

런던 단기 어학연수 등록

* 2022년 여름 런던에서 보낸 68일의 기록입니다.





영국에 머무는 기간은 10주 조금 넘는다. 처음부터 가능하면 영국에 집중해서 여행하려고 했는데, 두 달 내내 여행을 하는 건 일단 체력이 걱정이었고 계획형 인간이라 두 달치 일정을 미리 짜놓고 출발하기엔 짧은 준비 시간이 마음에 걸린다.


결국 전체 일정의 절반인 한 달은 런던에 머물며 어학원을 다니기로 했다. 한 달 수업으로 영어가 엄청나게 늘 거란 기대는 없었지만,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영어 어학연수의 로망을 이번 기회에 경험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고 영어에 조금 익숙해지면 나중에 여행 다닐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단기 연수이니 직접 학원을 알아보고 현지 학원에 연락해서 등록까지 하려고 했는데 학원 선정부터 쉽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최근 2년 가까이는 영국의 많은 어학원 운영도 원활하지 않았던 것 같고 어학연수생도 매우 적어서 최신 정보를 찾기가 꽤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유학원을 통해 어학원을 찾아보기로 했다. 네이버, 다음은 물론 구글, 야후재팬까지 들어가 학원 후기들을 찾다 보니 눈이 빙글빙글 돌았다. 하루는 A가 좋은 거 같다가 또 다음날은 B가 좋은 것 같고 자꾸 생각이 바뀌어서, 내가 1차로 조사한 곳들을 다시 한번 추려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리고 퇴사 후 너무 집에만 있다 보니까 사람과의 대화가 너무 없어서 낯선 사람이라도 대화도 좀 해보고 싶었다는 숨은 의도도 있었다.


▶ 상담 전 메모

- 목적 : 한 달간 주 24시간 이상 인텐시브 집중 과정 수강 
- 예산 : 4주 기준 200~300만원 사이
- 위치 : 런던 1존~2존
- 희망 사항 : 수업 퀄리티 높은 곳. 10대~20대 비율이 너무 높은 곳은 제외
- 문의 사항 : 30+ 클래스 분위기, 홈스테이 비용, 200만원 이하 예산 해당하는 학교 후보


유학원 상담 시 여러 군데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해서 총 세 군데에서 상담을 받았다. 한 달짜리 연수지만 그래도 영국 유학을 전문으로 다루는 강남역 주변 유학원들을 골라서 방문했고 각각 30분 ~1시간 정도 이야기 나눴는데 꽤 재밌는 경험이었다. 블로그나 유튜브 검색 후에 찾아간 곳이라 상담해 주는 분들 얼굴이 이미 익숙했는데 처음 만났지만 재밌게 대화한 곳도 있었고, 기계적으로 상담하고 있단 느낌이 드는 곳도 있었다. 


사실 내가 생각한 조건을 제시했을 때 세 유학원 모두 상담 내용 자체는 똑같았다. 가장 강력하게 추천한 학교도 같았고 내가 처음 희망했던 인텐시브 과정 대신 일반 과정을 추천하는 이유까지도. 


그래도 최종 결정한 유학원은 상담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도 여러 가지 물어보고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편해서 상담하고 나오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유학원 홈페이지에서 각 어학원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 비용과 유학원 자체에서 제공하는 할인까지 반영한 학비 내역이 완전히 공개되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추천 학교들이 내가 미리 찾아간 학교 리스트와는 하나도 맞지 않아서 좀 아쉬웠지만 다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결국 추천 학교 중에서 한 군데를 등록하기로 했다. 상담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어학원들에 대한 평가만 참고 겸 옮겨둔다.


- IH London : 영국 내 학원 평가 상위 1%.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학원 규모 크고 수업 퀄리티 좋음. 방과 후 액티비티 다양. 30+ 반 있지만 오전 수업만 진행

- WSE(윔블던스쿨오브잉글리시) : 영국 내 학원 평가 상위 1%. 홈스테이 퀄리티 좋음. 로컬 어학원으로 중간 규모. 기본 주 24시간 수업으로 타 어학원 일반 과정보단 수업량 많음

- EC 30+ : 수업 주제로 비즈니스 내용이 많은 편. 30+ 반에 30대 후반이 가면 반에서 막내일 가능성 높음. 다만 EC 본사 자체가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활기찬 인상, 액티비티도 다양

- St. Giles : 2존 하이게이트보단 1존 센트럴 추천. 대학생 많은 편

- LSE(런던스쿨오브잉글리시) : 영국 내 학원 평가 상위 1%. 비즈니스 영어 중심의 클래식한 분위기. 한 반 8명 정도로 소규모 수업. 주당 24시간 수업하며 수업 퀄리티 좋음. 수업료 높음


상담 과정에서 추린 두 학원 IH London과 WSE의 학비 견적서를 메일로 받았고, 고심 끝에 IH London으로 최종 결정했다. 일단 목적이 공부가 아니라 여행이니까 짧은 체류 기간 동안 런던 구석구석 이동하기 편한 환경이 좋을 거 같았다. 만약 공부가 목적이었으면 WSE에 가서 홈스테이까지 묶어서 경험해 봤을 듯.


▶ IH LONDON을 선택한 세 가지 이유

1) 학원 위치
런던 1존의 한복판(홀본역 Horborn)에 위치해서 통학 또는 수업 후 어디든 가기 편하다. 공부와 여행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 그래서인지 주변에 어학원이 아주 많다.

2) 수업 퀄리티 
영어 교육 전문 언론사 EL Gazette에서 매년 발표하는 영국 내 어학원 순위에서 IH LONDON은 수년째 Top 2~3%에 위치하고 있다. 영어 교육자가 될 수 있는 자격증인 테솔과 셀타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3) 소셜 프로그램
내부 코디네이터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다양한 소셜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된다고 한다. 상담한 유학원들마다 IH의 소셜 프로그램 칭찬이 자자했다. 


예약금을 보내는 걸로 어학원 등록 절차를 시작했다. 단기 연수라 별도 비자도 필요 없어서 유학원에 여권 사본, 왕복 항공권 사본, 전체 학비를 보내는 것으로 내가 할 일은 끝. 6개월 이상 연수 때는 이것저것 증빙 서류가 많이 필요한 듯했다. 유학원에서 어학원으로 학비 송금이 완료된 뒤에 어학원에서 학생 포털 서비스 안내 및 온라인 레벨 테스트 안내가 왔다. 포털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다니 역시 규모 있는 학원이군... 


온라인 레벨 테스트는 객관식으로만 푸는 문법 시험이었다. (1시간 동안 40문제) 후반부는 어려워서 인터넷 창 띄워놓고 오픈북으로 했는데 검색을 해봐도 뭐가 맞는 건지 몰라서 찍었다 ㅠㅠ 영어 공부를 그렇게 오래 해도 대과거, 과거 분사만 만나면 길을 잃네. 그리고 출국 며칠 전 IH London 선생님 한 분과 화상으로 짧은 인터뷰를 했다. 간단히 자기소개, 영어를 배우고 싶은 이유, 런던에 와서 뭘 하고 싶은지 등등 이야기했고 5분 정도의 대화 후에 선생님이 나의 필기 테스트와 인터뷰 결과를 가지고 즉석에서 어느 레벨로 배치될지 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출국 전 다시 한번 유학원 사무실에 방문하여 출국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출국 준비-현지 입국-초기 정착 단계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알려주셔서 뭔가 관리받는 느낌이 좋았는데, 첫 해외 출국 또는 영국 첫 방문이라면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한 달짜리 현지 유심이랑 여행용 멀티 어댑터까지 선물로 주셔서 지내는 동안 잘 썼다. 어학원에서 보낼 한 달은 또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영국박물관 근처에 어학원이 그렇게 많은 줄 예전엔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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