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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yden Dec 16. 2018

유튜버가 라디오 DJ가 된다면?

라디오에 트렌드를 섞어보자!

 현재를 견인하는 사회 트렌드를 하나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다양한 것이 있겠지만, 개인방송 역시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유튜브에는 셀 수 없는 정도로 다양한 채널이 범람하고 있으며, 유명 유튜버는 주제별 전문성과 예능감을 모두 갖춘 트렌드 세터가 되었다. 콘텐츠를 손쉽게 촬영하거나 녹음하여 올릴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의 증가는 이러한 현상을 촉진했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 / 네이버 블로그

 그런데 이러한 트렌드의 조금 더 깊은 곳에는 인정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 매슬로의 욕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물리적 안전을 획득한 다음 단계로 공감과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실시간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개인방송은 그러한 욕구를 가장 직접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그래서 개인 방송인들이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는 일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기존 방송국들도 이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감스트나 대도서관 등 몇몇 유튜버들은 TV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진으로 섭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가장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플랫폼은 라디오일 것이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문자 피드백 때문이다. 이미 저마다 운영하는 개인 방송은 구독자들과 실시간으로 문자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고, 이들에게 이러한 피드백 문화는 굉장히 익숙하다.


 또한, 유튜버 개인의 전문성을 살려줄 수 있는 지점도 라디오가 가진 경쟁력 중 하나일 것이다. 많은 수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대담 코너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DJ나 게스트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게 된다. 이때 방송인들은 저마다 가진 분야의 지식을 마음껏 드러낼 기회를 갖게 되며, 이것은 방송인 개인의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선순환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지점을 활용해 다음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다. 현재 SBS에서 방송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애프터 클럽과 같이, 요일마다 각각 다른 DJ를 섭외해 각자만의 분야로 대담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요일별 주제는 게임 / IT / 영화 / 책 등 유튜버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될 만한 여지가 있는 분야로 선정하며, 분야에 맞는 유명 유튜버를 섭외해 팟캐스트 형식의 토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램이 갖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먼저, 콘텐츠의 범위 확장이다. 기존의 음악과 사연 위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들에서 벗어나 신선한 내용을 청취자에게 어필할 수 있으며, 재미있는 소통 방식을 가진 개인 방송인을 거쳐 청취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쉽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개인 방송인에게는 공중파라는 특성을 이용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이 점은 이들을 쉽게 DJ로 섭외할 수 있는 장점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방송사고의 우려가 적다는 점이 있다. 비속어 없는 방송을 추구하는 유튜버들을 섭외한다면 방송사고를 고려하여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일이 어렵지 않게 진행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방송인들은 저마다 따로 운영하는 방송 채널의 이미지를 고려할 것이다. 즉, 일반인의 자유로움과 방송인의 세련됨을 동시에 갖춘 DJ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가 생겨남에 따라, 라디오의 쇠퇴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방식으로 트렌드를 역이용할 수 있다. 라디오 아니면 영상이라는 식의 흑백논리보다는, 공존할 방법을 찾아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지금의 트렌드는 오히려 라디오의 발전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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