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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종 Dec 12. 2019

지구의 허파, 아마존에 들어가다.



16시간 배를 타고 아마존으로 들어왔다. 

"아.. 이게 꿈에 그리던 아마존인가"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넓고, 가장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열대우림이며 지구의 산소 1/3을 생산하며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기도 하는 곳이다.







이 아마존 정글 마라톤의 주최자는 영국인 "셜리"이며 전 세계의 오지를 다닌

오지 탐험가다. 이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처음 든 생각

"어..? 이런 대회를 어떻게 구상하고 만들어 냈을까?"






단단하고 강한 인상의 셜리는 나와 첫 악수를 나누었다. 

외소하지만 당당하게 걸어가는 셜리의 모습을 보고 아마존 대회를 만든 주최자로서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페인 원정대가 처음 아마존을 탐사할 때 여자 원주민들로

부터 많은 공격을 받아 그리스 신화에 나온 아마조나스를 떠올리며 "아마존"이라는

명칭이 만들어졌다는데, "살아있는 아마조나스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배 안에서 멀미를 했었던 선수들로 화장실은 북적였고, 화장실을 몇일 째 가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이들도 "커피 한 잔"을 마셔보라는 

메디컬팀의 조언으로 한 방(?)에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 친구도 있었다.

사람은 역시 적응하기 나름의 동물이다.




아마존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대회에선 별다른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았고,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지역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알려주었다. 물론 우리가 잘 수 있는 숙소는 없었고, 

해먹에서 자며 밤마다 달려드는 모기, 벌레, 동네 강아지, 닭 등이 있었다.

친해진 애런과 해먹을 치며 서로 많은 것을 도왔다. 인종과 언어가 달라도

역시 사람 사이에 통하는 것은 있었더라. 레이스간 떨어져 있더라도 의지할 수

있을 만한 친구 덕분에 아마존에서의 시간이 더 소중했다. 

물론 친구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두 자녀가 있는 이 시대의 아버지이자

가장었다.







우리는 정해진 거처가 없이 지역에서 그나마 안전한 해안에 배가

정박할 수 있는 곳에 베이스 캠프가 마련이 되었다. 

전 세계 19개국 81명의 참가자와 메디컬팀,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내가 말귀를 잘 못알아 들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도 있었고, 메디컬 관련 용어를 정리하여 왔으나 잘 알아듣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메디컬 팀에 한국계 미국인 제이슨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미국에 어릴적부터 오게 되어 미국인으로 살아가지만, 한국어를 꽤나 잘하셨다.

자신도 마라톤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이 대회는 아직 참가할 엄두가 안나

우선 메디컬 팀으로 왔다고 했다. 덕분에 정글 마라톤에 대한 정보도 얻고, 주의 사항도

충분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아.. 신이시어 감사합니다." 





실제 아마존의 뱀과 훈련, 알록달록한 뱀을 만지면 안된다.






그렇게 3일 간 해먹에서 생활을 하며 정글 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주최 측에서 우리는 "평온한 자연 생태계인 아마존에 찾아온 인간"이며 아마존의 생태계를

침범했을 때,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레이스를 주최한 것은

"도전", "극한"이 아닌 아마존의 생태계와 인간이 융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랬다. 우리는 평온한 아마존에 온 침략자, 

그들은 우리를 그 자연의 섭리를 파괴하려는 인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기 위해 과학 기술을 발전시켰으나 우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아마존 마라톤을 정복하여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온

인간이 아닌 아마존의 생태계를 존중하고 보존할 수 있는 하나의 메세지가 되고 싶었다.







아마존에서 지내며 평생 보지 못했던 식물과 동물들을 다 보았다. 

밤마다 해먹 근처에서 지져귀는 동물들과 정글 안에서 소리치는 원숭이,

재규어 소리에 잠 못드는 날이 많았지만  달리는 내내 이러한 생태계를 

존중해야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만은 변하지 않았다.

설령 완주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의미있었던 선택을 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나는 여기에 서있었다.






3일간의 정글 트레이닝을 마치고, 해먹에서 잠드는 밤마다 계속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를 물었고, 

새벽 네시부터 정글에서 홀로 남겨진 약 80km 구간동안  렌턴 하나에 의지하여 

두려움없이 달려갈 수 있었다. 아마존에서 3일 간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출발선에 섰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모든 선수들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났다. 

우리 모두를 Amazon Warrior라고 외치는 셜리와 함께 레이스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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