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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종 Jul 04. 2022

[칼럼] 미국의 총기난사 사건과 총기 규제에 관한 소고

 美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피의자 살바도르 라모스(Salvador Ramos)는 집에서 자신의 할머니를 총으로 쏴 중상을 입히고, 자신의 차량으로 학교에 진입해 권총과 돌격소총 (AR-15)을 소지하고, 교사에게 “잘자라”라는 말을 남기며 처형 방식의 살해를 하며 일면식도 없는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하였다.  학생 19명, 교사 2명 등 총 21명의 사망자를 내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총을 맞고 사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2월 24일 코네티컷 주 샌디훅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 후 가장 큰 규모의 사건으로 미국의 총기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는 총기 소지에 대한 권리가 광범위하게 보장되는 주 가운데 하나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미총기협회(NRA) 후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FBI의 통계(Gun Violence)에 따르면 2021년에 61명이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켰으며 전년도에 비해 52%의 증가율을 보였다. 미국이 총기난사가 사회적인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발생 빈도와 수치가 해를 거듭함에 따라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2019년 417건, 2020년 611건, 2021년 700건에 가까운 사건이 벌어졌으며 올해에만 232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총기난사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미국의 건국 과정, 헌법, 지방분권체제를 이해해야 한다. 

국내와는 달리, 미국은 주가 연합해 세워진 연방국가로서 현재까지 연방주의(Fedralism)과 반연방주의(Anti Federalism)이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총기 규제를 찬성하는 입장은 연방주의, 반대하는 측의 입장은 반연방주의에 기초한 경우가 다수다. 강한 독자성과 독립성을 기반으로 건국이 된 연방국가로서 자신들만의 자치 법령을 제정하였는데, 인구 밀집도가 비교적 높은 캘리포니아주,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하와이 등 7개 주에서는 공격용 총기를 금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43개 주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총기 규제법에 관해서도 미국 50개 주 중 42개 주는 이미 개인의 총기 소유의 권리를 보호하는 헌법 조항을 가지고 있으며, 미 수정헌법 제2조에 개인의 무기 소유 및 휴대의 권리(right of people to keep and bear arms)가 보장되고 있어 개인의 무기소유 및 휴대권리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국의 식민통치를 경험하고,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형성된 미국은 자유로운 총기소지가 허용이 되는 환경적인 근거가 되기도 한다. 총기의 규제가 정치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이유 중 하나로 각종 선거에 선거자금과 표를 로비하는 전미총기협회(NRA)의 존재 때문이다. 전방위적인 로비를 통한 전미총기협회의 활동은 1994년 중간선거 때 하원의원 276명 중 211명을 당선시킨 전례가 있으며, 현재에도 미국 정치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ABC 방송의 간판 프로그램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11월 중간 선거에 총기협회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며,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다각적인 측면에서 총기 규제와 추가적인 행정명령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연방 하원에서 통과된 총기규제법인 ‘우리 아동 보호법’이 사실상 상원에서는 통과될 가망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려면 60표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상원 의석의 절반인 50석을 차지하는 공화당은 이 법안의 통과를 지지하지 않으며, 불과 10명 정도만이 이 법안을 지지하는 입법 현실에 직면해 있다. 짐 조던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 법안은 신이 부여한 권리인 수정헌법 2조를 앗아가는 행위라고 비난했으며, 총기규제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위헌적인 행위를 멈추라고 규탄하였다.

 현재 미국 사회의 화두로 총기난사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높아지지만, 구조적으로 이러한 환경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려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의 희생을 기리며 미국 사회의 환경적인 변화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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