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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리 Oct 17. 2023

[여행기] 다카마쓰에 가야 하는 이유 3

섬나라의 섬도시의 섬

 시코쿠섬은 일본을 이루는 섬들 중 가장 작다. 그리고 다카마쓰에서는 시코쿠섬 주변의 또 다른 작은 섬들을 갈 수 있다. 큰 섬, 작은 섬, 더 작은 섬으로 이어지면서 초점이 또렷해진다.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나오시마 섬은 자전거로 전체를 횡단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데, 다녀오면 기억에 상이 분명히 남는다. 나오시마는 예술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도미인 다카마쓰 중앙공원 앞 天然温泉 玉藻の湯 ドーミーイン高松中央公園前
1-3 Tenjinmae, Takamatsu, Kagawa 760-0018 일본
도미인 다카마쓰 호텔 조식은 뷔페식이다. 주식으로 세 가지 종류의 우동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카레밥도 맛있다.

 도미인은 가성비 호텔이다. 숙박을 하면 조식과 야식을 제공하고, 대욕탕을 운영한다. 목욕을 하고 나오면 먹을 수 있는 간식도 준다. 아침에는 요구르트, 저녁에는 아이스크림이다. 조식은 뷔페식이고, 샐러드-빵-우동-스크램블 에그-소세지-카레-미소 된장-가정식 장아찌 등등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우동은 세 가지 종류를 제공하고 다카마쓰 표준 우동맛이다. 음료도, 커피도 있다. 저녁에는 21시 30분부터 소유 라면을 준다. 대욕탕에는 큰 탕 하나, 야외 탕 하나, 사우나 하나가 있다. 수건은 방에서 들고가야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


 그래서 단체 관광객들이 많은데 조식도, 야식도, 대욕탕도 그들의 일정을 피해서 이용하면 영리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경험상 아침에는 조식을 먼저 먹고, 대욕탕을 나중에 가면 절묘하게 붐비는 시간을 피해 갈 수 있다. 저녁에 대욕탕을 이용한다면 조금 일찍 호텔로 돌아가자. 숙박비는 1박에 170,000원 정도다.

다카마쓰 시내

 아침 시간을 조금 여유롭게 보내고 나오시마 섬으로 가기 위해 다카마쓰 항으로 걸어갔다. 도미인 중앙공원점에서 다카마쓰항구까지는 도보로 25분 정도 걸린다. 너무 여유를 부리면 오전에 출발하는 페리를 놓칠 수 있다. 나는 10시 14분에 출발하는 페리를 놓쳤다.


 두 시간 후에 출발하는 페리를 타기로 하고 다카마쓰 쇼핑 거리로 향했다.


마루가메마치 丸亀町

  이곳은 다카마쓰의 상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다. 드럭 스토어, 돈키호테, 백화점, 명품샵, 스타벅스, 식료품점이 있다. 아쉽게도 포터매장이 없다. 포터 제품으로 가득한 편집샵이 몇 군데 있지만, Tax Refund이 안된다. 한국보다 싸게 팔기는 하지만, 환급을 받지 못하면 도쿄나 오사카에서 구매하는 것만큼의 행복감은 없다. 포터 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편집샵까지 갈 필요는 없다.


 그리고 비교적 큰 백화점이 한 곳 있다. 미쓰코시 다카마쓰점 高松三越인데, 이곳도 역시 안 가도 무방하다. 그래도 일본 여행 인증샷에 빠지지 않는 드럭 스토어와 돈키호테 쇼핑은 충분히 가능하다.

마루가메마치의 상점들은 대부분 오전 10시 이후부터 문을 연다.
마루가메마치 아케이드에는 루이비통이 있다.
마루가메마치 아케이드
다카마쓰 시내
다카마쓰항 나오시마섬 페리
8 Sunport, Takamatsu, Kagawa 760-0019 일본

나오시마섬에 가기 위해선 페리를 타거나 고속정을 타야 한다. 페리가 큰 배고, 고속정이 작은 배다. 페리 승선장은 쇼도시마섬 페리 승선장과 같은 곳이다. 하루에 다섯 번 출발한다. 나오시마섬에 당일 방문을 한다면 오전 페리를 탑승하면 좋다. 섬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보통 섬에서 해가 지기 전에 다카마쓰 항으로 돌아오는데, 그게 17:00 정도다. 나오시마섬에는 반나절 넘게 머물러야 한다. 그래야 각종 전시장과 박물관을 관람하고, 섬의 설계 이유를 이해한다. 예술은 부지런해야 공부할 수 있다.

나오시마 섬에 들어가는 페리 일정과 가격표. 다카마쓰 항구에서 나오시마 섬까지는 약 50분이 소요된다.
왕복권을 함께 사면 돌아오는 페리는 50엔 정도 저렴하다. 왕복권은 한 사람당 990엔이다.
다카마쓰 항구
다카마쓰 성이 보인다.


 페리에 탑승하면 오른쪽으로 향하자. 창문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바다를 보면서 올 수 있다. 페리 안에는 별도의 매점이 없다. 도시락은 미리 사 와야 한다. 음료수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다.


나오시마 섬 直島

나오시마섬은 예술의 섬이다. 진짜로 예술 작품이 섬을 가득 채웠다. 두 개의 호박과 더 많은 미술관들이 주변 자연과 잘 섞여있다. 호박은 포토 스팟의 역할을 하고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관광 수입을 창출한다. 그 어떤 미술관도 내부 촬영을 금지한다. 그래서 나오시마 섬을 검색하면 호박 사진과 그 옆에 사람들이 나오거나,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프로모션용 사진들이 전부여서 가기 전까지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그런데 선착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아름답다. 여유로운 해변 마을에 멀뚱히 서있는 빨간 호박에 사람들이 달려가서 사진을 찍어대는 이유를 곧바로 알게 된다.


 섬은 원래 보잘것없었다고 한다.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라는 예술 프로젝트가 섬을 살렸다. 안도 다다오는 미술관을 설계하고 쿠사마 야요이가 호박을 갖다 놨다. 지금은 큰 페리를 하나 꽉 채울 정도의 관광객들이 오간다.

나오시마섬 페리 승선장에는 도착하자마자 유명한 빨간 호박이 있다.
나오시마섬 페리 승선장 주변
나오시마섬 페리 승선장 주변
나오시마섬행 페리
나오시마섬 페리 승선장 주변


나오시마섬 자전거 대여소
2249-6, Naoshima, Kagawa District, Kagawa 761-3110 일본


나오시마섬에선 자전거를 타자.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전기 자전거로 30분 만에 갈 수 있다. 그리고 전기자전거를 타자. 언덕이 많다. 섬을 한 바퀴 돈다면 무조건 급한 경사를 만난다. 일반 자전거로는 어림도 없다. 전기 자전거의 힘을 빌려야 적당히 힘들고, 충분히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선착장 바로 길 건너편에 자전거 대여소가 여러 곳 있다.

나오시마섬 승선장 주변에서 금방 자전거 대여소를 찾을 수 있다. 일반 자전거, 전기 자전거, 그리고 스쿠터를 유료로 빌려준다.
나오시마섬

 급경사를 제외한 나머지 도로는 자전거로 돌아다니기에 충분히 조용하다. 차가 별로 없다. 단체 관광객들을 태우는 버스들이 간간이 보이는 정도다. 한국의 여수 시청에서 같은 날 프로젝트 케이스 스터디를 위해 수십 명의 기관 직원들이 방문했다. 안도 뮤지엄 주변에 있는 미술관들을 방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안도 뮤지엄 Ando Museum
일본 〒761-3110 Kagawa, Kagawa District, Naoshima, 本村736-2
안도 뮤지엄 주변
안도뮤지엄 주변
안도뮤지엄 주변

 미나미데라 家プロジェクト「南寺」라는 전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어둠 속의 대화”와 비슷한 전시라고 한다. 나는 가지 않았다. 15분 단위로 전시를 운영한다.


나오시마 햄버거 마이마이 maimai(元祖 直島バーガー)
일본 〒761-3110 Kagawa, Kagawa District, Naoshima, 直島町本村750

 근처에는 햄버거집이 있다. 패티가 생선까스인 버거다. 해시브라운이 포함되어 있는 세트의 가격은 일인당 2만 원 정도다. 맥주도 같이 판다. 과일맛이 나는 에일이다.

마이마이 햄버거는 생선까스 버거다. 나오시마섬 맥주도 함께 판매한다. 맥주는 과일향 에일이다. 해시브라운이 세트다.
마이마이 햄버거 카운터
안도 뮤지엄 주변
안도 뮤지엄 주변
안도 뮤지엄 주변 주택가

 건물들은 이층을 넘지 않고, 이층 집은 주변 나무를 넘지 않는다.

안도뮤지엄 주변

 주택가와 미술관과 식당들이 낮은 지붕으로 모여있는 곳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노란 호박을 보러 베넷세 하우스 구역으로 갈 수 있다.


베넷세 하우스 구역과 노란 호박 Benesse House Area and Yellow Pumpkin
Naoshima, Kagawa District, Kagawa 761-3110 일본
나오시마섬의 유명한 노란 호박은 베넷세 하우스 근처에 있다.


 베넷세 하우스에 도착하면 자전거에서 내려야 한다. 정문을 지나고 나서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없다. 게이트 앞에 자전거 주차장이 있으니 내려서 걸어가자. 게이트의 안과 밖의 차이가 대단하다. 담장은 낮고 경비원도 출입을 검사하지 않지만 노란 호박을 경계로 안쪽에 위치한 호텔과 박물관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가 나뉜다. 노란 호박을 지나서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밖에서도 객실의 경관이 부러운 호텔이 보인다. 1박에 50만 원이고, 당월 예약은 받지도 않는다. 방의 크기가 커지고 바다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숙박 요금은 비싸진다. 해변가의 패밀리룸은 1박에 80만 원이다. 호텔 투숙객만 관람할 수 있는 미술관도 담장 건너편에 있다. 예술적으로 그려놓은 그곳의 경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나오시마섬의 노란 호박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많다.
나오시마섬에는 서양 관광객들이 자주 보인다.
베넷세 하우스 비치 호텔로 향하는 길이다. 1박에 최소 40만 원이며 바다에 가까울수록 비싸진다. 그래도 예약이 차있다.
베넷세 하우스 게이트부터는 자전거를 타고 들어올 수 없다. 이 구역은 도보로만 이동할 수 있다.
베넷세 하우스 구역 주변 자전거 주차장

 베넷세 하우스 구역에서 페리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오직 하나다. 그리고 심각하게 가파르다. 전기자전거를 타야 하는 이유인데, 아무리 지도를 보고 머리를 굴려봐도 이 언덕을 오르지 않고서는 베넷세 구역에서 페리항으로 돌아올 수 없다. 힘을 비축해 두고 산을 하나 넘어가면 좀 더 위험한 내리막길을 지나서 몇 군데 전시장을 또 만난다. 섬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이미 해가 지고 있었고, 나는 어떤 전시장도 가지 못했다. 나중을 위해 관광지를 저축해 두었다고 생각한다.


 나오시마 섬은 재방문 가치가 높다. 도착만 해도 그 공간에 압도되는 여행지가 있다. 보통 그렇게 매료당하면 그곳을 다시 찾는다. 그때 함께 섬을 방문한 관광객들도 같은 생각을 한 게 분명하다. 왜냐하면 돌아가는 페리는 갑판 위에도 자리가 없을 만큼 승객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컨셉으로만 무장한 여행지라기엔 관광 실적이 압도적이다. 다카마쓰 항으로 돌아가는 페리는 오후 5시 이후로 한 번 더 있다. 바다 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저녁 시간 전에 페리를 탑승하자. 어차피 어두워지면 예술섬에서도 더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리고 탑승을 위한 줄은 되도록 빨리 서도록 하자.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돌아오는 페리를 타기 때문에 나오시마 섬 관광 종료 시간이 대부분 비슷하다. 잘못하면 돌아오는 50분 내내 자리가 없어서 서있어야 한다. 페리에는 긴 의자가 놓여있는 좌석이 있는데 대부분 단체 관광객들이 함께 앉아있다. 그중에는 등산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다리를 뻗고 누워있기도 한다. 부끄러웠다.

해지기 전 돌아오는 다카마쓰행 페리에는 관광객으로 꽉 찬다. 출발 15분 전부터는 승선을 위해 줄을 서야 앉아서 올 수 있다.

 가을에 방문한다면 갑판 위에도 그렇게 춥지 않다. 편의점에서 미리 도시락을 사 왔기 때문에 끼니를 간단히 해결하면서 다카마쓰 항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갑판 위에서는 다들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도 금방 항구에 도착한다고 생각했다.


카이센 우마이몬야 하마카이도 카지야마치점 海鮮うまいもんや 浜海道 鍛冶屋町店
1-15 Kajiyamachi, Takamatsu, Kagawa 760-0028 일본
카이센 우마이몬야 하마카이도 주방은 입구 바로 앞에 있다.
카이센 우마이몬야 하마카이도 사시미 세트
카이센 우마이몬야 하마카이도 스시 세트

 호텔에서 재정비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카이센 우마이몬야 하마카이도는 선술집이다. 메뉴는 해산물이고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다. 늦은 시간에 방문하면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이 얼큰하게 취해 있는 술냄새가 가득하다. 테이블 자리에 간간이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곤소곤 주문을 한다. 나도 조용하게 점원을 괴롭히며 사케를 추천받고 사시미 세트와 스시 세트를 시켰다. 일본 스시는 회 덩어리가 참 크다. 맛있었다.

도미인 다카마쓰에서는 야식으로 소유 라멘을 제공한다.
도미인 다카마쓰 야식 라멘

 전날 못 먹은 라멘 야식을 챙기러 들어왔다. 간단한 소유 라멘이다. 깔끔한 맛이다. 조식 식당과 같은 곳에서 먹을 수 있고 조식 때처럼 과일 주스를 함께 마실 수 있다. 가성비 호텔을 꽉 채워 즐기려는 손님들이 금방 자리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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