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창원시민의 휴식처 돝섬
하루종일 흐린 날씨였던 어제(17일) 마산 돝섬을 한 바퀴 걸었다.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중이었다. 단풍 사진은 햇빛이 있어야 예쁘게 나올텐데, 흐린 탓에 사진 찍기가 영 별로였다. 그래도 나름 애써서 찍어봤다.
바다와 접한 둘레길을 한 바퀴 돈 후, 숲속산책길을 통해 정상에 올랐다가 장미정원 쪽으로 내려왔다. 두 시간이 걸렸는데, 산책길로는 최고였다. 매일 이렇게 걸어도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에 돝섬은 너무 비싸다. 10분 남짓 걸리는 배삯이 1인당 1만 2000원이다. 매일 그 돈을 내고 돝섬을 산책하기는 부담스럽다.
선박 운행업체에 물어보니 하루 방문객은 평일 50명, 휴일 10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중 창원시민 비율은 15% 정도.
진주시가 진주시민에 한해 진주성 입장료를 무료화한 것처럼, 돝섬도 창원시민에게 무료까진 아니더라도 할인해주면 어떨까? 진주시민이 진주성을 찾는 건 관광목적이 아니라 산책하기 위해서이듯, 관광목적으로 돝섬에 가려는 창원시민은 없다고 본다.
1만 2000원은 부담스럽지만, 개인적으로 3000원~5000원 정도면 큰 심리적 저항 없이 주2회 정도는 돝섬을 산책할 용의가 있다. 물론 그러려면 창원시가 예산으로 배삯 할인금액만큼을 운행업체에 보전해줘야 할 것이다. 시민을 위해 그 정도 예산은 써도 되지 않을까?
하루 50~100명 정도에 불과한 돝섬을 이대로 두면 조만간 이곳은 그냥 버려진 섬이 될 공산이 크다. 그 인원으로는 선박 기름값도 뽑기 어렵고, 경영난으로 선박 운행이 멈추면 그냥 죽은 섬이 된다.
그동안 '돝섬 관광활성화'를 위한 창원시 토론회도 적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런 탁상머리 공론보다는 일단 창원시민들이 부담없이 갈 수 있는 조건부터 만들어 놓고 무슨 방법을 찾아야 할 게 아닌가 싶다. 시민의 사랑도 받지 못하는 공간에 외부 관광객인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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