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학교가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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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부활절 휴가 후 첫 등교일,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이 있는 반타시의 학교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비극은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수업시간에 교실에서 일어났다. 남학생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여학생 2명이 중태다. 용의자와 피해자 모두 초등학교 6학년인 12세로 핀란드 국적이다. 여학생 1명은 코소보 국적이 있는 이중국적자다. 용의자는 사건 신고 후 1시간이 되기 전에 범행 현장에서 4km 떨어진 헬싱키에서 체포되었다. 용의자는 체포되기 전, 그 지역에서 등교 중이던 학생 3명을 총으로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동기는 괴롭힘으로 알려졌고, 용의자가 범행을 미리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용의자가 사용한 총기는 허가받은 총기로 가장 가까운 친척의 소유로 밝혀졌는데, 용의자의 아버지가 소유한 총기로 짐작되지만 확실하지 않다.(사생활이기에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총기관리소홀에 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용의자는 올 초에 전학을 와서 사건이 발생한 학교를 11주 다녔다. 개인적으로 그 짧은 시간 동안 살인을 계획할 정도의 괴롭힘이 발생했을까 의아하다. 게다가 피해자의 성별이 다른 점도 그 나이 또래가 주로 같은 성별끼리만 어울린다는 점에서 정신건강 관련 문제도 존재하리라 예상된다. 경찰이 용의자 가족이 반따로 이사 온 경위와 용의자의 이전 학교생활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니 차차 알게 될 것이다.
12세의 살인이 아주 드문 일인 데다가,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핀란드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핀란드는 사냥을 취미로 즐기는 인구 덕에 인구 대비 총기보유율이 상당히 높은 나라 중 하나다.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2007년(요껠라, Jokela)과 2008년(까우하요끼, Kauhajoki), 연이어 학교 총기사건을 겪기도 했다. 당시 대대적인 원인 조사 및 대책 마련에 대한 연구까지 하며 각각의 사건에 대해 100여 장이 넘는 보고서가 발간되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개선책으로 총기소지허가 연령을 18세에서 20세로 상향하는 등 관련 법률이 대폭 강화되었다. 또한 학교안전 관련 지침이 마련되기도 하였다.
이전의 두 사건 모두 원인이 장기간의 학교 괴롭힘이었다. 이후 핀란드 교육당국은 괴롭힘에 대해 심각하게 대처해 왔다. 그러나 완벽한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지 괴롭힘 관련 비극은 종종 발생했다. 2020년 12월, 헬싱키에서는 오랜 괴롭힘의 결말로 16세 소년 살인사건(Koskela teen murder)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학교와 사회가 소년을 살리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변화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상당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또다시 다양한 측면에서 사회적 대응책 마련에 대해 고민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완벽하진 않지만 늘 노력하는 사회니까, 회복하고 나아지리라 믿는다.
총기사건에 대한 뉴스는 물론, 일반적인 총기관리 소홀, 트라우마 회복, 괴롭힘, 무분별한 루머 생성이 범죄라고 상기하는 뉴스까지 관련 뉴스가 눈에 띄었다. 특히, 과거 학교 총기사건의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사건을 겪은 아이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조언을 다룬 기사가 마음에 와닿았다.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등교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아이의 부모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놀랍게도 사건 발생당일,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을 통해 사건소식을 접했다. 심지어 6학년인 아들은 다음 날 수업시간에 사건에 대한 대화를 한 시간 넘게 나누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