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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관찰자 Dec 09. 2015

어떤 과자를 좋아했어요?

과자로 떠나는 추억여행


 누구나 먹어봤을, 누구나 좋아했을 추억이 아그작 아그작한 과자들에 대한 나의 이야기다. 이 글을 보고 난 후에는 슈퍼에 가는 본인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버터링 (1981년)

 고급진 버터 아니 버터향 과자이다. 20대 초반에 편의점 알바를 하던 때, 매일 비슷한 시간에 버터링을 사가는 택시기사 아저씨가 있었다. 얼굴도, 몸도 무척인 말랐던 아저씨였는데 나중 가서는 버터링 아저씨가 오실 때가 됐다며 내심 기다려지기도 했다. 아저씨가 버터링을 사갈 때면 나도 가끔 버터링 하나를 집어와서 간식으로 먹었다. 가지런히 3개의 구멍에 쌓여있는 버터링 중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그리고 고급지게 살살 녹여먹는 맛이란.


에이스 (1974년)

 국내 최초의 크래커라고 한다. 비슷하게는 제크가 있는데 엄마가 제크를 참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제크보다 에이스가 좋았다. 그런데 내 돈 주고  사 먹지는 않고, 어른들이 사주면 먹는 그런 과자. 에이스가 그런 과자 중에 하나였다. 짭짤한 제크에 비해서 밍밍하면서 입 안에 넣으면 금세 부드러워진다. 샤르르하고 말이다.


콘초 (1985년)

 솔직히 말하면 나는 콘초보다 콘치파였다. 노오란 색도 예뻤고, 지금은 흔한 게 치즈가 흔하지만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는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콘초보다는 콘치를 더 좋았다. 달면서 짭쪼름하면서 맛있으니까. 그리고 콘초든 콘치든 제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었다. 과자를 조금 따뜻하게 한 후에 과자는 조금 눅눅해지고, 위에 있는 코팅이 살짝 찐득함이 느껴질 때 먹어야 정말 제 맛이다.


쌀로별 (1987년)

 기린이라는 제과 회사에서 20년간 장수한 대표적인 과자였고, 지금은 롯데 제과에서 만들어 팔고 있는 과자이다. 나는 쌀로별 한 봉지 아니 반 봉지만 혼자 다 먹으면 입 안이 다 까져서 난리가 난다. 일단은 쌀로별의 맛을 즐긴 후 나중에 가서는 비릿한 피의 맛이 느껴진다. 하지만 거친 그 모양에 묻어있는 그 쌀로별만의 짭짤한 양념 맛은 최고다. 원래는 오리지널을 살까 했지만 왠지 인절미라는 게 쌀로별이란 과자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려서 선택.


꼬깔콘 (1983년)

 다섯 손가락에 끼워서 맛있게 먹으면 된다. 하지만 엄지에 꼬깔콘을 끼우면 과자가 부서진다. 그럼 부스러기는 입으로 직행한다.  요즘에는 정말 다양한 맛이 나오는 것 같다. 꼬깔콘을 보면 그 광고가 생각난다. 꼬깔콘은 꼬칼이냐 나팔이냐. 어릴 때 그 광고를 보고 누군가 진지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동생인 것 같다.


해태 웨하스 (1979년)

 이 글을 쓰려고 찾다가 새롭게 안 사실이 있다. 롯데와 오리온 그리고 해태에서 웨하스를 각각 만들고 있다는 거. 그것도 바닐라맛은 비슷한 파란색의 포장 봉지에, 질소는 담겨있지 않은 포장 상태로 말이다. 딸기맛은 분홍색으로, 항상 파란색 바닐라맛 옆에 수줍게 진열되어 있다. 무슨 커플이라도 되는 듯이. 그리고 웨하스는 엄마가 싫어하는 과자 중에 하나였다. 안에 있는 종이 포장을 뜯을 때마다 가루가 많이 나와서 꼭 식탁에서 먹으라고 했다. 지금은 내가 막내 동생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


야채크래커 (1980년)

 에이스와 비슷한 스타일의 과자. 내 돈 주고는 사지 않고 엄마가 사다 놓으면 먹는 과자 중에 하나이다. 사실 알고 보면 야채라기 보다 양파 크래커로 해야 할 것 같다. 성분표를 보면 양파즙이 14%, 브로콜리즙 0.8%. 대파즙 1.1% 쯤되니 그렇지 않은가? 야채 크래커는 짭짤하면서 먹고 있으면 손에 기름이 묻는 약간의 기름짐으로 까놓으면 자꾸 손이 가게 되고 어느새 한 봉지를 다 먹게 되는 과자이다.


빠다코코낫 (1979년)

 버터가 아니라 빠다라는 것부터, 코코넛도 아니고 코코낫인 것부터 느껴진다. 얼마나 오래된 과자인지. 빠다코코낫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좋아하는 과자이다. 지금은 박스 포장으로 바뀌었지만 봉지 포장으로 되어 있을 때에는 안에 있는 과자가 부서지기 좋우니 조심스럽게  만지작만지작한 후에 집으로 고이 모시고 와서 흰 우유와 함께 먹었다. 빠다코코낫을 하나 집어먹고, 우유 한 입을 마시거나 빠다코코넛을 우유에 담가놨다 먹으면 흐물흐물 달콤하게 입에서 사라지고 만다. 아 이건 정말 지금 당장 먹고 싶다!






오늘 밤은 과자 한 봉지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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