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연습
공감과 해결은 갈등한다.
단적인 예로 의사선생님은 내 질병의 증상을 물어보고 나서 무심경하게 차트에 알지 못하는 언어로 기록한다. 속시원한 ‘질병코드’를 빨리 듣고 싶은 나의 안달함과 상관없이 피검사부터 하자고 하는 것이 참 답답하다. 그들은 쉽게 단정짓지 않고 최대한 과학적인 결론을 내려 한다. 그래서 약간의 미소와 공감이 있는 선생님은 인기가 높고 내 마음도 끌린다.
그와 반대로 “내 말을 좀 들어주기만 해라”는 늙은 어머니의 말씀이나 “아, 고객님! 그게 잘 안되어서 많이 불편하셨죠?”하며 공감하는 듯한 통신사 고객상담원의 반응에도 내 속은 터진다. 공감하고 나면 격앙된 감정은 좀 누그러뜨려지지만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나는 그저 불편한 점을 빨리 개선하고 해결하고 싶다.
이렇게 공감과 해결은 늘 갈등한다. 둘 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