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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둘냥셋 Aug 20. 2023

막내 아깽이 합류

사랑을 가져오라는 의미의 따랑, 너로 정했다

 동거인의 큰 수술을 마치고 간병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짧으면 수개월, 길면 몇 년 동안 회복의 시간 속에서 그녀를 많이 웃게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워낙 동물을 사랑하고 안타까운 사연을 서로 공유하고 마음을 쓰던 우리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소중한 아이였다.


 우리 집엔 이미 공장에서 버려졌던 멈머와 길을 헤맸던 냥이가 있었다. 농장에서 태어난 다른 멈머는 부모님 댁에 있지만, 정기적으로 케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삶에 더 이상 사람 아이는 없을 것이기에 우린 이 아이들을 평생 책임질 생각이고, 새로운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수십 가지의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가면서 상상해 보았고, 동거인이 병원 침대에 쉬고 있을 때 슬쩍 제안해 보았다.

“새로운 아깽이를 데려오면 어떨까?”

 

 집에 있는 냥이는 길에서 오랜 생활을 한 친구라 여전히 멈머와 우리를 경계하는 상황이었다.

구 길냥이 현 집냥이 따루

 아깽이를 데려온다면 우리 사이의 가교 역할로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공감과 동시에 동거인도 이전부터 고려하고 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퇴원 후 집에서의 휴식도 예정이기에 아깽이면 충분히 케어도 가능하겠다는 생각. 이렇게 우리 둘의 생각은 정말 빠른 속도로 사연 있는 아깽이를 찾기 시작했다.


 인스타에서 쉼터에 버려진 8남매를 보게 되었다. 천왕성이란 미묘의 친구였지만, 우리에겐 외모보다 우리 집 환경과 잘 맞을만한 아이여야 했다. 전라도 광주에 있는 쉼터 원장님과의 오랜 통화 끝에 잘 어울릴만한 아이들이 많으니 시간 되면 오라고 하셨고, 퇴원 후 다음날인 6월 6일 광주로 향했다.


처음 보자마자 무릎냥

 묘연이란 말을 이전에는 몰랐다. 쉼터에 있는 수많은 냥이들과 인사를 하면서 목성이란 친구가 내 무릎 위를 차지했다. 마치 자기를 집으로 데려가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도 계속해서 내 무릎에 올라오던 목성이. 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동거인과 나는 이 친구를 따랑이로 데려오게 됐다. 원장님께선 전날 다른 분이 목성이를 데려가려고 오셨는데, 목성이가 계속 피했다고 한다. 그래서 목성이와 똑같은 고등어 냥이었던 다른 형제를 데려갔다고 하셨다.


 그렇게 우리 집은 멍둘냥둘이 됐다.

따베리루랑

 이 아이들이 지구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들이기에 사람과의 동거 시간 동안 행복하길 바란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들을 통해 앞으로의 삶이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 막내야 환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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