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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환 5시간전

세상에 둘도 없는 아이들

(2024.11.25.)

아침마다 아이들 글을 보면 그야말로 힐링이다. 주말의 피곤함을 모두 잊는다.  이렇게 아이들 글을 보는 날도 6년 밖에는 남지 않았다. 그것도 다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이번에 만난 아이들은 여러가지로 다른 부분이 많다. 이전에 만난 아이들과 견주어 당연히 해야 할 것이라 여겼던 걸 하지 않거나 못하거나, 이건 마찬가지겠지 했던 건 더 잘 하고 더 잘해내려고도 한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아이들이 있구나. 내가 만난 아이들이 1학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일기가 그렇다. 쓰기 싫어하는 건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럼에도 쓰고 싶어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도 있는 아이들이다. 선생님에게 칭찬 받고 싶고 더 잘 쓰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 난 그런 마음을 잘 이끌어 내어 쓰기의 맛을 느끼고 동시에 잘 쓰게 하려 한다. 


오늘 주제 '자다'로 겪은 일을 쓰는 것도 그랬다. 여전히 무심히 쓸 때는 틀린 글자를 자꾸 또 틀리지만, 내용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급하게 마음 먹을 필요가 없다. 그냥 그렇게 쓰게 만들고 글 쓴 것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하다. 오늘은 소방훈련이 있어서 잠시 중간놀이 시간을 이용해 소방관 분들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했다. 이후로 다시 3-4교시는 수학. 덧셈과 뺄셈을 모두 마무리 하며 평가하는 시간. 그런데 여전히 두 아이가 헤매고 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할 듯한데, 남은 한 달 내가 붙들고 하는 방법과 두 달의 방법 때 보충을 충분히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때를 놓치면 이후의 배우는 길이 매우 힘들 것 같아 어른들이 애를 써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기다려주는 것은 피드백을 해 줄 준비가 있을 때 하는 말이어야 한다. 기다려주는다는 말의 미덕에 묻혀 무책임으로 흐르지 않아야 한다.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268일째 되는 날이고 아이들과 헤어질 날을 38일 앞 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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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년 11월 24일 일요일

날씨: 아이스크림이 하늘을 덮은 날

제목: 엄마는 나랑 노는 걸 싫어하는 거 같아요


나는 오늘 삐졌다. 왜냐하면 엄마가 나랑 놀기로 해 놓고 안 놀았기 때문이다. 그게 엄마에 특징이다. 멘날 엄마는

"엄마는 약속 잘 지켜!"

이렇게 말 해 놓고 안 지킬 때가 많다. 오늘도 그래서 내가

"약속 지킨다면서 안 지키잔아!"

그래서 엄마가

"그래~ 뭐 하고 놀래."

그래서 내 마음이 살살 녹았다. 엄마랑 하는 놀이는 뭐든 다 재밌다. 엄마가 다음엔 더 재밌개 놀아주면 내가

"엄마는 최고야!"

이럴 거 같다.


날짜: 2024년 11월 24일

날씨: 바람이 내 어깨에 내려 앉은 날

제목: 내 심장


오늘은 영화관에 가서 '위키드' 영화를 봤다. 3시간이나 봤다. 근데 유리창에서 파란 독수리가 유리를 깨고 나왔다. 내 심장이 덜컥 했다. 너무 놀랬다. 난 너무 놀래서 울었다. 엄마한테 안겼다. 안겼는데 영화 소리만 들렸다. 난 궁금해서 울면서 영화를 봤다. 보니까 안 울었다는 듯 웃으면서 재밌게 봤다. '위키드' 영화 다음 편도 있다. 그땐 심정이 털컥 하는 장면이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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