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6.)
오늘은 일주일을 미뤄서 겨우 마치게 된 1학년 생태놀이수업 하는 날이었다. 세 분의 지원단 분들의 도움을 받아 '겨울새 모이집 만들기', '겨울나무 탁본하기', '솟대 만들기' 등 네 시간 동안 세 가지 활동을 하는 날이었다. 돌이켜 보면 올해 진달래 화전 만들기를 시작으로 인근저수지 탐방, 감자요리 하기, 생태공원 탐방, 아랭이골 수서생물 관찰, 학교 뒷산(되박산) 가을 산행하기에 이어 오늘 겨울생태놀이까지 꽤 많이 활동으로 일 년을 보내었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연을 만나게 되고 알게 되었다. 아직은 그 어린 속마음을 알지 못하지만, 여전히 곤충들을 잡아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마음이 가득하지만, 함께 살아간다는 게 무엇이었는지, 이 아이들도 올해 경험이 결코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마도 아닐 것이라는 믿음은 가지고 있다.
첫 수업은 새 모이집 만들기. 겨울새들에게 먹이를 주려 하는 활동. 솔방울에 밀가루반죽과 땅콩버터, 견과류를 버무려 나무에 거는 활동. 지원단 도우미 어머님들의 도움을 받아 세 개 모둠의 아이들은 준비된 만들고 싶은 줄을 매단 솔방울에 밀가루 반죽과 견과류를 넣은 버터를 섞어 집어 넣기 시작했다. 다들 어찌나 열심히 만들던지. 나중에는 견과류를 서로 먹겠다고 난리여서 누가 새모이집의 주인인지 모를 정도였다. 그렇게 어여쁘게 만든 모이집을 가지고 교실 뒷산으로 가서 나무에 자신들이 만든 새모이솔방울을 달기 시작했다. 부디 이 추운 겨울을 무사히 넘기길 바라면서....그렇게 교실로 돌아와 아이들은 간단히 자기 자리를 정리하고는 쉬게 했다. 지원단과 나는 두 번째 활동인 탁본을 뜨는 연습을 하러 갔다.
돌아온 아이들과 지원단과 나는 아까 새모이집을 달다 결정한 탁본할 나무로 자리를 옮겼다. 2주 전에 만들어 놓은 솜뭉치를 검은 물감에 발라 아이들은 나무에 화선지를 대고 두드리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나무줄기의 결이 묻어나오자 아이들은 신기해 하면서도 잘 찍히지 않을 때는 쉽게 실패했다는 말을 꺼낸다. 그렇지 않다고...그것만 해도 잘 한 거라는 칭찬을 하지만, 아이들은 쉽게 실패했다는 말을 한다. 실패해도 좋고 틀려도 좋다는 말을 하지만, 아이들은 잘 하고 싶은 욕망이 늘 앞선다. 그 지점을 슬기롭게 넘겨야 하는데, 고학년이 돼서는 해봐야 어차피 못할 거라며 아예 도전조차 안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탁본활동을 한 뒤로 교실로 돌아와 각자 탁본 작품에 이름을 쓰고는 감상을 간단히 발표하고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활동은 솟대 만들기. 올해 한 해를 마무리 하여 내년을 기원하는 활동으로 적절하다 싶어 DIY 작품이지만, 가볍게 만들어 보고자 했다. 그리고는 준비한 자연물로 나무판에 다양한 곤충과 식물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런데 어떤 녀석은 아예 솟대를 제 멋대로 다른 곤충으로 만들어 버려 아쉬웠다. 에효~ 어리다고 해야 하나 너무 고집이 세다고 해야 하나...그러나 말거나 신 나게 나름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아이들을 돕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 아이들은 자기 작품을 자랑스럽게 내 보이고는 점심 먹을 준비를 위해 자기 주변 정리를 했다. 빠르게 도움을 주신 지원단 분들 덕분에 올해 마지막 활동도 이렇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그냥 보내드렸다. 애고 애고....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279일째 되는 날이었고 아이들과 헤어질 날을 27일 앞 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