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뭔가를 정의하여 돈 버는 이들이 싫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단어를 손에 꼽으라면 'MZ' 이다.
어떤 말줄임 천재가 이 두 단어를 만들어서 유행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이제 MZ 이야기를 들으면 귀에 피가 날 지경이다. MZ는 실존하지도 않고 있지도 않은 존재이고, 그냥 우리 모두이다.
왜냐. 인간이라면 놓여진 상황,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철이 들 때도 있고 철딱서니 없을 때도 있고, 노인이 아이보다 더 애같을 때도 있고, 아이가 노인보다 정서적으로 성숙할 때가 있으며, 미디어 디바이스를 쓰고 못쓰고로 MZ를 가른다면 그건 배우는 시간의 나름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4년 김난도 교수는 뭐랬더라. 'DRAGON EYES' 라는 이상한 단어를 만들었다.
내가 김교수라면 무척 설렐것 같다. 내년의 흐름이 어떤 것인지를 정밀하게 관조하기 보다는 그 예상 트랜드로 본인만의 신조어를 만들어 책 만들고 사회를 정의하고 리드하는 즐거움을 독차지할 생각에 말이다.
그나마 예전에는 그 조합 단어들이 그럴싸라도 했는데, 한글로는 분초시각 영어로는 용의 눈이라니 이제 그 분의 신조어만들기 작업에도 슬슬 한계가 오는 모양이다.
나는 시대가 단어로 정의될 수록, 거들떠 보지 말고 우리 사는대로 사는게 맞다는 관점이다.
정의에 따라가면 따라갈 수록 나는 수동형 인간이 되고, 남들 시선에 맞추는 인간형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더 많은, 불필요한 가치의 소비를 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마케팅 기법인데, 거기에 내 삶이 장단을 맞춰줘야 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내가 잘 해 왔던거, 내가 잘 하는거, 내가 꿈꾸는 걸로 하루하루 다른 날을 보내고,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누가 나를 정의하려거든 오히려 차라리,
'음. 너는 0000한 측면에서 DRAGON EYES 같아, 근데 나는 정의당함이 정말 싫으니까 무례하게 날 정의하지 말아라' 라고 일침을 가하고 살던대로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도의 우리 모두는 용의 눈과 같이 분초로 시각을 쪼개어 보고 가치를 찾는 사람이 되지 말고, 살아온 대로 열심히 살아가되 조금 더 따듯한 사람들이 되어갔으면 좋겠다. 나 또한 그러고 싶고.
위로하고 위로받고,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걱정해주고 걱정받고. 분초시각을 디테일하게 나누라면 인간적인 삶에 우리의 눈이 시각이, 시간이 디테일해 졌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ANGEL EYES가 더 나은 개인화, 파편화된 시대의 시각정의가 아닐까. 돈만 보는 시대 트랜드나 워딩을 모른다고, 몰랐다고 너무 좌절하지 말자.
천사의 눈을 갖는 2024년이 모두들 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