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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정빈 Dec 24. 2021

즐거운 인터뷰, 좋은 인터뷰이

배우 유아인 인터뷰 후기

12월3일에 유아인 배우를 인터뷰했습니다. 저는 2015년에 '베테랑'과 '사도'로 유아인 배우를 두 차례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엔 제가 영화 담당이 아니어서 만나지 못했죠. '지옥'으로 6년만에 다시 만난 겁니다. 물론 이번 인터뷰는 온라인 화상 인터뷰였습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 유아인 배우를 좋아하지 않는 기자는 없습니다. 그는 과거 이런 저런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른바 안티 팬이 많은 스타 중 한 명입니다. 저 역시 유아인 배우를 직접 만나보기 전까지는 편견이 조금 있었습니다. 다들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었지요. 하지만 그와 만난 뒤에 선입견이 쏙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태도만 보면, 참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물론 전 유아인 배우의 인간성에 대해선 알지 못합니다. 다만 최소한 그가 최고의 인터뷰이 중 한 명이라는 건 확실하다는 겁니다.


유아인 배우는 최선을 다해서 인터뷰에 임합니다. 그게 눈에 보여요. 어떤 질문을 받든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심서의껏 답변합니다. 비상한데다가 겸손합니다. 인터뷰는 홍보입니다. 사실 적당히 해도 되죠. 기사가 많이 노출되는 게 중요하니까요. 실제로 인터뷰를 비즈니스로만 생각하는 듯한 배우들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유아인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워낙 성실하게 답변해주는 탓에 어떤 워딩을 기사 첫머리에 올려도 무관할 정도입니다 ㅎㅎㅎ 그를 5년만에 인터뷰했는데, 이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더라고요. 

이번 인터뷰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유아인 배우는 다작하고 있죠. 정말 쉬지 않고 일합니다. 저는 그렇게 일하는 원동력이 궁금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노는 게 전처럼 재미가 없다.(웃음) 자유로운 시간이 전처럼 자유롭게 느껴지지 않는달까. 나를 계속 펼쳐갈 수 있을 땐 천천히 갔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엔 내 한계를 느꼈고, 그 한계를 깨부숴야 한다는 강박 탓에 나를 못살게 굴고 도전한다. 이건 노력이기도 하겠지만 등떠밀리는 기분으로 애써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 한계를 조금 넘어섰다고 느낄 때도 있다. 어찌됐던 그 한계가 너무 강렬하게 느껴져서, 그 한계를 넘어서고 싶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음…모르겠다. 연기를 오래한다고 연기력이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 얼마나 고민하고 애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그런 고민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버거운 일이다. 하지만 실망시지키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도전과 성장이라는 강박에 중독된 내 자신이 힘겹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 거다.(웃음) 물론 어떤 분은 내 연기가 항상 똑같다고 얘기할지 모른다. 그래도 노력하고 있다는 건 알아주면 좋겠다."


#유아인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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