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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BAJUNG May 05. 2023

개인사업자, 법인사업자?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

창업일기 #13 - 2020년 1월 23일

사실 2019년 하반기는 제정신이 아니기도 했고 글 쓰는 일이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일보다 뒷전으로 느껴져 등한시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자등록까지 마치고 본격적으로 일을 벌리려 하는 이 시점에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내가 겪는 모든 일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사업을 바로 하고 성장하는 길이라 여겨졌다. 현재 나는 바바그라운드라는 법인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국내관광업 그리고 사업자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정말 부끄럽지만 나는 지금까지 사업자등록을 세무서에서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런 내가 법인사업자, 심지어 관할 행정관청 인허가사업(관광업등록)을 하기까지는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하나가 문제고,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두 개가 문제가 됐다. 처음부터 다 알았더라면 실수하지 않았을 것들도 너무 많았다. 몰랐기 때문에 저질러놨던 것들에 맞춰 해결하느라 정말 많은 시간을 도로에서 쏟아부었다. 하루는 강남구청과 역삼 사무실을 버스로 여섯 바퀴나 왕복한 날도 있다. 맙소사, 우리 집은 경기도 부천이다.


이미 사업을 훌륭하게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내 투정이 그저 귀엽거나 우스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시행착오를 겪을 사람들이 많을 걸 알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한자씩 적어본다. 아아, 막상 그동안 겪었던 시행착오를 일일이 다 쓰려고 하니 할 말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갑자기 그 당시 했던 고민과 어려움이 은하수의 별똥별처럼 쏟아지는 것 같다. 일단 사업자등록을 고민하던 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업자등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나는 모든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개인사업자로 시작해야 할지 법인사업자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차이와 장단점은 구글에 검색해보면 무수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따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나는 이걸 공부하는 데만 해도 며칠이 걸렸고 명확하게 차이점을 설명할 만큼 바로 습득하지도 못했다. 다만 ‘개인사업자는 이러이러하고, 법인사업자는 이러이러하다.’ 말할 수 있는 정도일 뿐이다. 개인과 법인 사이를 고민하는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세무회계 강의를 듣고 많은 분들에게 상담을 받았다. 전문가분들도 처음에는 성심성의껏 설명해주시다가 마지막으로 하는 조언은 결국 모두 같았다. “그건 대표님이 정하셔야죠” 맞다. 아무리 인터넷에서 자료를 뒤져보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한들 결국 결정은 대표자 본인이 하는 것이다.


사실 몇몇 분들은 내게 비교적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를 권유해주셨다. 법인사업자로 시작하면 일단 학습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복잡하니, 해야 할 일이 많은 사업 초기에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하여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다가 가설이 어느 정도 검증되고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 그때 법인으로 바꿔도 늦지 않으니 전략을 잘 세우라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사실 나도 처음에는 개인사업자로 시작을 하려 했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지금은 그 복잡한 법인을 하고 있지 않나. 결론부터 말하면 법인 설립, 정말 복잡하다. 사업자등록을 세무서에서 하는 건지도 몰랐던 내 기준으로 보면 법인 설립은 굉장히 복잡하고 공부해야 할 게 많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척 짜증난다. 이것저것 뭐 그렇게 해오라는 게 많고 챙겨오라는 게 많은지, 또 뭐가 그렇게 안 된다는 게 많은지! ‘대체 사업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담당자의 눈밖에 나는 순간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난 그저 하라는 대로 다 해야만 했다. 


내가 개인사업자를 포기하고 법인사업자로 시작한 이유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 대표자 4대보험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창업진흥원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어 팀원 인건비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아쉽게도 대표자는 인건비를 받을 수 없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팀원을 고용하여 월급을 주고 나는 안 받으면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개인사업자(대표자)가 매출이 없고 직원도 없는 경우에는 4대보험이 지역가입자로 되기 때문에 걱정이 없지만, 직원을 한 명이라도 채용하는 경우에는 대표자가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로 전환이 되면서 실질적인 매출이 없더라도 직원의 급여에 맞게 4대보험이 같이 적용된다. 즉 쉽게 말해서 내가 팀원을 고용하여 300만 원의 월급을 준다면 내게도 300만 원에 상응하는 4대보험료가 발생하는 것이다(대표자는 직원보다 급여가 낮게 책정될 수 없다). 게다가 사업자가 직원 4대보험료의 50%를 내줘야 하기 때문에 매출이 없는 나로서는 고용을 한 명만 해도 4대보험료만 매월 약 80만 원 정도를 내야 하는 것이었다. (정확한 계산은 아니며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매출도 없고 돈 써야 할 곳은 넘쳐나는데 현재로선 아무 의미 없는 4대보험료를 매월 80만 원이나 지출해야 한다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본 바로 법인 회사의 대표는 보수를 포기하고 보험료를 내지 않는 방법이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표자 무보수확인서”를 제출하면 된다니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다. 많은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이 이 방법을 쓰고 있더라. 아래 링크는 관련 내용이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2993830&memberNo=341722 


둘째로 대내외적인 신뢰도와 투자를 염두에 두었다. 대내적으로는 함께 하기로 한 팀원들에게 믿음을 주고 싶었다. 어렵더라도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잘됐을 때 그 공을 혼자 독식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외적으로는 아무래도 이제 시작하는 신생 스타트업이다보니 기관이나 벤처투자사에서 쉽게 믿음을 가져주지 않을 것 같았다. 기관과 협력을 제안하거나 벤처투자사에 피칭을 다니려면 아무래도 개인보단 법인으로 시작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셋째는 그냥 이왕 할 거 공부라도 많이 되게 어려운 법인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잘되면 결국에는 개인에서 법인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가 올 텐데, 그때 가서 과연 내가 법인 회사를 공부할 만큼 시간이 넉넉할까 싶었다.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지금부터 미리 법인 공부를 해두는 것이 아무래도 나중을 위해 좋을 것 같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이 결정을 내리는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아는 게 없으니 아무리 인터넷 정보와 서적을 읽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법인을 설립하기로 마음먹고는 또 다른 고민에 휩싸였다. 법무사를 통해 진행해야 할지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을 이용해야 할지, 사무실 지역은 어디로 해야 할지 등. 아니 일단 그보다 가장 중요한 법인 정관이 뭔지 몰랐다. 정관을 잘 써야 한다는데 그게 뭔지,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 법인 도장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어디서 어떻게 만드는 건지. 난 살면서 개인인감 도장 한번 만들어본 적 없다. 다행히 주식을 한 적이 있어서 자본금이나 주식의 개념은 조금 있었다(근데 이게 다행인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은 어떤 방식으로 법인을 설립했는지 기억을 더듬으며 적어보리라. 


– 알아주셨으면 하는 글 –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쓰지만 사실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저희가 법인 주식회사를 설립한 지 이제 고작 2개월도 안 되었습니다. 제가 세법이나 제도를 100% 알고 쓴 글이 아니기에 잘못됐거나 틀린 부분이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부디 부탁입니다만, 이 글을 정보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참고로만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법과 제도에 대해 잘 아시는 분께서 제 글을 읽고 불편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질타보다는 더 좋은 방법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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