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자태를 숨기고 있다가
일말의 존재감으로, 내게 온다.
애써 외면하다 참을 수 없는 성가심에 내려다보면,
언제나처럼 나를 향해 고개를 쳐들고 있다.
내 일부임에도 나는 너를 통제할수 없고,
명령하지 않아도 또 자라고야 마는, 그 성가신 성장.
이것은 같은 주기로 또 자랄 것이고,
나는 너의 얼굴에서 권태를 발견할 것이고,
깎여나간 죽은 조각과 무심하게 작별할 것이다.
초승달이 차오르면 또,
깎이기 위한 부조리한 성장의 꿈틀거림을
타인처럼 멀리서 내려다 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