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전국노래자랑 고(故) 송해 선생님의 후임으로 김신영을 발탁했을 때, 이런 면이 있나 했다.
고리타분하고 과거를 답습하는 것 밖에는 모르는 줄 알았던 '공영방송' KBS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신선한 발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이 조금 넘었고, 김신영은 시청률을 이유로 교체된다. 내가 못 본 건지, 아닌지 제작진 교체 여부는 보지 못했다. 시청률 하락의 모든 원인이 그에게 돌려진 것 같은 인상을 줬다.
오늘 경기 연천군 방송에서 김신영은 "김신영이 큰 절부터 올리겠다"면서 절을 올렸다. (오늘이 마지막 방송은 아니다) 매번 이렇게 절을 올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 자리가 부담스럽고 내게 크니 잘 봐달라는 뜻이라고 느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송해 선생님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이미 그가 더 이상 진행을 맡을 수 없다는 점이 확정됐을 때부터 시청률 하락은 예상됐던 것이었다. 아니 당연한 거 아닌가. 애초에 김신영 초기 시절에 시청률이 어느정도 유지 됐던 건 '호기심'과 '응원' 때문이었을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을 누가 그렇게 보겠나. 중년층도 아니도 장년층들이다. 당시에는 젊은 층이 김신영 때문에 일부러 9번을 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때 뿐이지, 어느 젊은이가 일요일 12시에 9번을 틀고 전국노래자랑을 보겠나.
그렇다면 KBS도 전국노래자랑 포맷을 바꿨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전통성은 전통성대로 유지해야 하니까. 그래도 애초에 김신영을 발탁한 이유를 되새기며 그 안에서 변화를 시도해야 했는데 그냥 간단히 MC를 또 교체해 버린다. 남희석으로. 친근한 젊은 여성이 시청률이 안 나오니 친근하되 조금 더 나이 많은 남성으로 바꿨다. 애초에 송해의 아류를 만들지 않기 위해 김신영을 택한 게 아닌가? 그래서 아예 더 나이 많은 남성을 택하지 않은게 아닌가.
남희석으로 바꿔도 전국노래자랑의 시청률은 절대 그 시절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도 송해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KBS 아나운서가 맡으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다. 시스템 정비를 할 생각보다 그저 보이는 것을 교체하는 것으로 문제에 대응했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고쳐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