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는다.'라는 것의 또 다른 의미 ?
종종 이런 생각을 했었다. 지금 나에게 온 기회가, 가령 그것이 사람이었을지라도 '너무 빨리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내가 조금만 더 준비가 되었을 때 그 기회가 왔다면 난 더 완벽히 그 기회를 잡았을 것인데. 기회가 지나지 않고, 나에게 머무른 상태일 땐 그런 초조함이 항상 나와 함께했다.
그 기회가 지나가니, 문득 드는 생각이 '꼭 그 기회를 붙잡고 있어야만 기회를 잡은 것일까."라는 것이다. 그 기회를 흘려보내며 나에게 그 잔상이 값지게 남았다면, 그것 또한 기회를 잡은 것 아닐까. 어떤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내가 평생 붙잡고 있거나 반드시 무언가를 터트려야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 아닌 그 기회가 어떻게 지나갔느냐 역시도 기회를 잡았느냐 아니냐에 대한 기준이 될 수가 있다.
나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만끽하고, 이젠 지나가는 그 기회를 보며 성장한 나는 말한다. 난 기회를 잡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