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현민 Jan 24. 2024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승자는 보여주면 될 뿐, 입 아프게 말할 필요가 없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심지어 우리 아빠한테도 늘 듣는 말이다. 아빠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빠는 나에게 정석을 가르쳐 주시려나 보다 할 뿐, 내 기본셋팅은 결과론적으로 셋팅되어있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은 결과가 입증할 뿐.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그 예외 역시도 결과를 내기 위해 다른 과정이 있었겠거니 한다.


내가 결과론적인 사람이 되기까지 기억나는 몇 가지 상황들이 있다. 첫 번째, 세종에서 영업을 다닐 때 혹은 영업을 받을 때 내가 운동하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꼭 한 마디씩 했었다. 자기도 운동을 했었고, 선수였거나 선수하라고 스카웃을 받았었다고. 당연히 영업에 있어서 상대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교집합 잡기 위해서 하는 말이긴 하겠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걸러내기 위함이다. 경력이나 수상내역 등 중요한 요소를 물어보면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 있었던 일, 혹은 중고등학교 때 잠깐 몇 개월 한 정도. 웃음만 나온다.


두 번째, 막연한 비전 혹은 계획만 갖고 본인을 부풀리는 사람들. 나는 엄청난 회사를 차릴 거야, 나는 이러한 계획을 갖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스타가 될 거야 등등. 물론 그래서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비전‘만’ 갖고 자기가 된 것인 양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진짜 이루어낸 사람들과 구분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발자취를 보기 위해선 결과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전엔 무엇을 해왔으며 어떤 것들을 성공시켜왔는지 말이다.


세 번째. 특히 선수들 중에 부상 때문에 현역 생활을 그만둔 사람들이 엄청 많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정말 재능이 있고 노력을 했지만 부상 때문에 그만둔 사람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 너무 험난하고 힘들어서 이겨내지 못해 그만둔 사람 또는 다른 길로 샌 사람 등이 있을 것인데 부상을 핑계 삼아 은퇴했다고 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정말 재능과 노력이 있었지만 부상 때문에 은퇴한 사람들은 다른 분야 혹은 다른 곳에 가더라고 반드시 빛나게 되어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나는 결과 없는 부상 은퇴자들을 얘기를 깊게 나눠보기 전엔 잘 안 믿는 경향이 생겼다. 더하여, 진짜 잘하고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항상 부상을 조심하라고 말한다. 부상 때문에 뭔가가 틀어지면, 부상을 핑계로 뒤에 숨는 그들과 똑같아질 테니까, 그런 억울함을 갖지 마라고. 부상을 가장 경계하라고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부터 사업하는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서 얘기도 들어보고 하려 한다. 듣고 정리하다 보면 비사업자들이 사업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판단하나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듣게 되는데. 비사업자들은 사업자들을 대체로 결과로써 판단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허황된 비즈니스 모델도, 이루어지면 역시 그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 잘 될 줄 알았고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었어. 반대로 정말이지 구체적인 세부사항까지 준비했던 사람이 어떠한 이유 때문에 잘 안되면, 역시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그렇게 될 줄 알았어, 허황된 얘기를 하고 다니던데 내가 그렇게 말렸는데.. 와 같은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즉, 사업자가 어떠한 모델을 구상하고 있어도 비사업자에게 얘기를 할 경우 온전히 전달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관심이 있을 리도 없고 관심이 없으니 뭐하나 와닿는 게 없을 것이고, 그렇다 보면 마냥 허황된 얘기라도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키면 ‘와 내가 그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그렇네. 역시..’가 되는 거고 실패하면 ‘그거 예전에도 내가 직접 들었었는데, 그때 난 알아봤어. 저렇게 될 줄 알았어’가 되는 것이다. 사업자가 비사업자에게 어쩌구 저쩌구 얘기할 필요도 없고 설득시킬 필요도 없다. 그냥 자기가 생각해놓은 모델을,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것만이 정답이다. 정말로, 실패하면 반역이고 성공하면 혁명이다 이 말이다.


물론, 정말 열심히 했지만 안 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온전히 그가 감내해야 할 것들이다. 감내하기 싫다면 성공시키는 수밖에 없다. 왜냐면, 열심히 하지도 않고 실패한 사람들이랑 열심히 했지만 실패한 사람들이랑 대체로 비슷한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나는 실패했지만 그들과는 달라‘ 외쳐봐도 소용없다. 다시 일어나서 성공시키는 수밖에.


”결과 짱. 과정 필요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결과 없이 과정을 부풀리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같은 무리가 되고 싶지 않으면 결과를 증명함으로써 그들 무리에서 나와야 하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깊은 관계를 맺다 보면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종종일 뿐,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과정 중에 일일이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음에, 내가 갖고 있는 결과는 나를 나타내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나 역시도 그것으로서 구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웃기기도 하고 참 매정한 말이지만,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진짜 맞는 말이다. 이런저런 말할 필요도 없다. 그냥 결과로서 보여주면 끝인 걸 왜 굳이 굳이 입 아프게 계속 말하려 하는가. 승자는 보여주면 될 뿐 말이 필요 없다.

작가의 이전글 내 소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