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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y Jun 13. 2022

유럽에서 만난 음식 이야기 01

01. Soul Foooooood~~ 한식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외국에서 경험한 다양한 음식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글쎄요?"


회식을 할 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 


"한중일, 육해공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나요?"

"글세요. 제가 뭐, 가리는 음식이 별로 없어서요...... "


평소 먹는 것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고 상황에 따라 즐겼다.




어릴 때는 도시락 반찬으로 늘 먹던 김치, 콩자반, 멸치볶음 대신 '빨간 소시지'가 포장된 날은 하루가 행복했다.

어느 날부터 '빨간 소시지' 대신 '프랑크 소시지'가 도시락 반찬의 최애 반찬으로 등극했고 우리 식탁은 서서히 바뀌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간단하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피자, 햄버거, 치킨을 먹을 수 있다. 

그만큼 음식에 대한 선호도와 문화가 바뀌었다.




해외 출장과 여행을 다니면서 방문하는 나라마다 다양한 음식을 즐겼고 한국에 와서도 외국에서 먹었던 음식을 재연해보고자 주변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다녔다.


"와~ 이 집은 내가 외국에서 먹었던 맛 하고 거의 비슷한데?"


"어? 이 집은 실망스러운데? 내가 먹었던 그 맛이 아니야. 정말 현지에 가서 먹어봐야 그 맛을 안다니깐? 정말 맛있는데...... 너무 아쉽다."


젊은 시절 해외에서 맛보던 다양한 음식은 신기에 가까웠고 늘 새로웠다.

그리고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맛보던 외국 음식은 늘 맛있었다.




해외 패키지여행을 가면 늘 '한식' 코스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루 한 끼는 꼭 '한식'을 먹는 코스로 짜여 있었다. 

사실 늘 불만이었다.


"아니 여기까지 와서 한식을?"

"늘 먹던 김치찌개, 된장째가, 삼겹살을 여기 와서 또 먹는다고? 정말 이해할 수가 없네......"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서도 주변에 한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그렇다 치고 젊은 내 또래 사람들이 해외에서 한식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그때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난 꿋꿋하게 현지 음식을 즐겼다.


"역시 해외에 와서는 현지 음식을 먹어야 한다니깐......."




아는 지인 중에 젊은 시절 해외 이민을 갔다가 귀국해서 일하는 분이 있다.

그분의 최애 음식은 '자장면'이다.

늘 모임이나 식사 시간이 되면 '자장면'을 먹자고 제안하신다.

본인은 한국에 와서 너무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귀국해서 몇 년간은 월, 화, 수, 목, 금 늘 점심으로 자장면을 드셨다고 한다.


그분 하고 같이 해외 출장을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늘 저녁은 한식을 먹자고 제안을 하셨다.

처음에는 그분 행동을 이해 못 했다.


"해외 생활도 오래 하셨다면서 굳이 여기까지 와서 왜 한식을 고집하시지?"




한국에서는 유튜브를 본적이 거의 없었다.

더욱이 먹방을 본 적은 없었다.

사실 먹방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남이 먹는 동영상을 본다고?"

"요즘 세대 문화를 잘 이해 못 하겠는데?"


그러나 이곳 스페인에 온 이후로 먹방 동영상은 최애 프로그램이 되었다. 

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애청하고 있다.

이곳에서 먹을 수 없는 한식에 대한 그리움을 먹방으로 대신하고 있다. 




외국에 나오면 더 한국스러워지고 한국이 그리워진다는 말을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나마 이곳 스페인에 와서 가장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음식 문화와 재료다.

스페인 음식은 최종 'Output'은 다르지만 "Source"는 한국하고 거의 같다.

이곳 사람들은 소, 돼지, 닭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즐겨 먹는다.

따라서 대형 마트에 가면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살 수 있다. 

그리고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이곳 사람들은 어류도 즐겨 먹는다. 

한국에서 먹었던 멍게, 해삼, 전복은 찾아볼 수 없지만 다양한 생선류를 구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비싸게 팔리는 고급 어종이 이곳에서는 저렴하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매주 마트에서 다양한 고기와 생선을 구입해서 한국에서 먹던 음식을 재연하고 있다.

유튜브 도움을 톡톡히 얻고 있다. 


소꼬리탕 (마트에서 소꼬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아내가 직접 담근 김치 (중국 마트에서 배추를 구할 수 있다.)




아내는 한국에 가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치킨을 먹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자장면과 군만두.

순댓국과 막걸리.

뼈해장국과 소주.

시원한 냉면.

싱싱한 회와 해산물.

매콤한 떡볶이.

따뜻한 어묵과 국물.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이곳에 있다 보니 그동안 흔하게 먹었던 한식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연재를 통해서 이곳에서 경험하는 음식과 식당들에 대한 얘기를 사진과 글로 같이 나눠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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