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y Jul 21. 2022

주니의 유럽 보물찾기 여행 08

08. 왕좌의 게임 촬영지 가스텔루가체(Gaztelugatxe)

스페인 북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직접 보고 느낀 내용을 글과 사진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산탄데르로 가는 여정 중간에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 유명한 '가스텔루가체 (Gaztelugatxe)'를 방문했다. 

가스텔루가체는 바스크 지방 비스카이 (Biscay) 해변에 위치한 아주 작은 섬이다.

섬은 육지와 연결된 230~240여 개의 돌계단으로 축조된 좁고 가파른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섬 정상에는 10세기경 세례자 요한에게 헌정된 '산 후안 가스텔루가체 (San Juan de Gaztelugatxe)' 또는 '가스텔루가체꼬 도니에네 (Gaztelugatxeko Doniene)'라는 성당 유적지가 있다. 

가스텔루가체라는 바스크 어로 '바위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속설에 의하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꼭대기에 올라 종을 3번 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 종을 울릴 수 있는 성당문은 잠겨져 있었다. 


해발 80미터 높이에 있는 이 작은 성당은 1053년 비스카이 영주 '돈 이니고 로페스 (Don Íñigo López)'가 세례자 요한을 기념하기 위하여 '산 후안 데 라 페냐 (San Juna de la Peña) 수도원'에 기증한 건물이다.

섬이 위치한 지리학적 위치로 인해서 많은 전투가 벌어진 장소이기도 하며 수많은 약탈과 이로 발생한 화재로 성당 건물이 소실되었으나 1980년에 다시 재건되었다. 


빌바오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이 작은 섬이 유명해진 계기는 바로 미국 HBO의 대표 드라마였던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 활용되면서 전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났다.

시리즈 7편에 드래건 성의 화려한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데 실상은 CG를 이용하여 섬 위에 거대한 성을 인위적으로 나타냈다고 한다.

그 이후에 스페인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 아름다운 작은 섬을 보기 위해서 모여들고 있다.


가스텔루가체 전경




최근 가스텔루가체로 이어진 경사길 측벽이 무너지면서 한동안 섬 방문이 금지되었는데 내가 방문한 날에는 다행스럽게 통행이 재개되어 가스텔루가체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섬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섬에 몰려드는 인원을 제한하기 위해서 사전 예약이 필수로 되어 있으며 가스텔루가체를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접근성이 안 좋아서 차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차를 이용할 경우 입구 주변에 여러 개의 무료 주차장이 있어서 맘 놓고 주차할 수 있다. 

차를 주차하고 입구까지 200 m 정도 걸어내려가면 검문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사전 예약 여부와 입장 시간을 확인한다. 

검문소부터 섬까지 1.2 km의 비포장 길과 돌계단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편안한 신발 착용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무료주차장


편안한 신발을 추천하는 안내문


검문소 (사전 예약 여부와 입장 시간을 확인한다.)


검문소를 지난 진입로 (서서히 바다가 보인다.)


가스텔루가체 오른편 해변


무너진 경사면 (현재 복구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가스텔루가체는 장관이었다.

왜 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이곳을 드래건 성으로 선정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육지와 섬은 성인 2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돌담길 형태의 다리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매우 화창한 한낮에 240여 개의 계단을 올라가느라 등 뒤에서는 연신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지만 계단을 오르며 보이는 풍경에 감탄하느라 수고스러움을 금세 잊어버렸다.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섬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가스텔루가체로 올라가는 돌다리 및 계단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좁아진다.)


돌다리에서 바라본 해변 (바위가 독특하다.)


가스텔루가체 중간에 바라본 대서양


섬 꼭대기에 있는 산 후안 데 가스텔루가체 성당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늘을 찾아 대서양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땀을 식히고 있었고 나도 잠시 그들 속에서 멍 때기를 즐겼다. 


가스텔루가체 외에도 중간에 해안가로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가 있어서 해안 절벽의 비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데 왕복 4~5 km 거리라 시간 상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산 후안 데 가스텔루가체 성당


성당 건너편 쉼터 (안에 벽난로도 있다.)


산 후안 데 가스텔루가체 성당 표지문


올라가는 돌계단 중간마다 설치된 십자가의 길




북 스페인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가스텔루가체.

뾰족한 작은 섬 정상에 있는 작은 성당과 그 섬을 연결한 돌다리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왜 사람들은 그 작은 섬까지 돌다리를 어렵게 만들어서 방문하고자 하였을까?

그리고 누가 이 많은 돌을 날랐을까?

아마도 가스텔루가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것을 기념하고자 하는 마음에 이 다리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았다. 


만약 실제로 왕좌의 게임에 나온 것처럼 가스텔루가체에 의리의리 한 큰 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뭔가 어울리지 않는 또 다른 어색함과 생경함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성과 더불어 그 큰 성을 서로 차지하려고 많은 권력자들이 또 많은 다툼을 벌였을 것이라고 상상해보았다. 

그래서 결론은 가스텔루가체는 홀로 외롭게 세워진 작은 성당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스스로 답을 해보았다. 


안녕 가스텔루가체.

30도에 육박하는 한낮 더위 덕분에 가스텔루가체에서 주차장까지 걸어 나오면서 다시 심한 갈증을 느꼈다.

주차장에서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다음 여정을 위하여 발길을 옮겼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니의 유럽 보물찾기 여행 0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