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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y Jan 12. 2023

부치지 못한 편지 02

드라마 같은 삶

평소 TV를 자주 보지 않습니다.

볼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TV를 멀리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TV 드라마 이야기를 할 때 스스로 아웃사이더 역할을 자처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연휴 기간 동안 4년 전 한국에서 개봉한 인기 드라마를 몰아서 봤습니다.

요즘말로 '역주행'을 했지요. 


역대급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였던 만큼 스토리, OST 음악, 영상, 주인공들의 연기 등 전체적인 조합이 아주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드라마를 뒤늦게 보면서 받은 행복함에 연말에 제 스스로 작은 선물을 주고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 회가 종료되었을 때 안도감 보다 긴 여운이 아직까지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 인생이 가끔 드라마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러 화려하게 살고 싶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모든 상황에서 명확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멋스럽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드라마 속 잘 짜인 각본처럼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드라마와 현실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늘 희로애락을 반복하며 다가 오지만 상황에 따라 참 지독한 절망감, 외로움, 처절한 삶의 현실과 끊임없는 전쟁을 치릅니다. 

하지만 사막에 핀 야자수 열매처럼. 

시멘트 돌바닥 틈을 비집고 나온 잡초처럼.

우리의 삶은 늘 전쟁을 비집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마지막 회가 있는 드라마와는 달리 우리 인생 드라마는 계속 정주행 중입니다. 


현실은 늘 우리에게 순간순간 드라마 같은 답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현실적인 답변을 합니다.  

특히 나이를 먹어가면서 현실의 무게는 점점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럴 땐 잘 짜인 각본처럼 우리 삶이 기승전결 물처럼 흘러가는 삶을 상상해 봅니다.


오늘 하루도 많이 지치고 힘든 하루였습니다. 

제가 봤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불꽃'같이 활활 타오르며 살다가 소멸하는 꿈을 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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