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융 Jan 09. 2019

진리는 길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 점이 바로 진리의 아름다움이다

진리는 길을 갖고있지 않으며 그 점이 바로 진리의 아름다움이다 - 크리슈나무르티



특정한 무엇인가를 삶의 진리로써 믿고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 오만한 일이다. 진리와 진리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이며 누군가의 삶을 그 진리의 기준으로 평가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무언가를 진리로 여기는 편이 살아가기에는 더 쉽다. 누군가는 돈을 진리로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어떤 특정한 종교를 진리로 삼을 것이다. 누군가는 남녀간의 사랑을 진리로 여길 것이며 누군가는 정치 혹은 과학을 진리로 삼을 것이다. 나에게는 사람들이 삼는 이 모든 진리가 그저 살아가기 위한 발버둥으로 보일 뿐이다. 진리라는 것, 그것을 쫓아 살아간다는 것은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스스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삶이라는 것에 어떤 의미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런 의미 없는 삶을, 기약 없이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붙들고 살아갈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진리를 만들어낸다. 그것을 부여잡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머리 맡에 성모마리아 상을 두고 살아갈 것이고, 누군가는 40년 전 죽은 대통령의 사진을 놓아둘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자각하든 자각하지 못하든, 우리의 삶을 좀 더 쉽게 만들고자 하는 발버둥 속에 잣대를 만들며, 옳은 삶과 옳지 않은 삶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발전해 혐오를 만들고, 증오를 만든다. 그렇기에 어떤 혐오나 증오 속에는 반드시 동정할 만한 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혐오 또한 발버둥에서 발현되는 것이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의미 있는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