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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영 Feb 17. 2023

디자인 별로인데.. 바꿀생각 없어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디자인 

“디자인이 별로다. 바꿀생각이 없냐”라는 디자인에 대한 서늘한 클라이언트에 평가가 있었다. 그 피드백이 내려지기 까에 고심은 1초에 순간도 안 되는 거 같았다. 문득 디자인이 별로라는 걸 어떻게 저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라는 생각에 디자인에 평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게 이 글에 서문이다.


SUMMARY

1. 자신들의 고객들을 분석하고 그들을 위한 디자인사고과정이 담겨 있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2. 좋은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큐레이터처럼 마케팅을 통해 디자인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3. 좋은 디자인은 문화를 만들어낸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는 클라이언트.. 그들을 위한 커스텀 테마를 제공해 주자

  


난 열심히 했다구...

 디자인이 별로라는 피드백에는 심미성이 떨어진다. 사용성이 떨어진다. 제품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서비스 전체적인 평가가 담겨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혹여나 제품이 좋거나 사용성이 뛰어난데 심미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라면.? 말인 즉 정말 심미성에 대한 평가가 클라이언트가 추구하는 심미성과 다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루션 제품에 디자인을 한 명의 클라이언트를 위해 변경해야 하는가? 한 명의 클라이언트를 위해 디자인을 바꾼다고 하여도. 솔루션을 이용하는 다른 클라이언트에 취향에 안 맞는다면?


심미성이라는 기준은 개개인의 취향과 문화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하나의 주관적인 평가기준이다. 이 주관적인 평가기준을 객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한다. 퍼소나를 분석하고 사용자 저니맵을 만드는 등 사용성에서의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거나 혹은 여러 타입 시안을 준비해서 마음에 드는 시안을 고민하는 클라이언트에 선택을 기다리기도 한다. 전자는 사용성 측면에서의 객관적인 지표로 심미적 측면에 평가기준에서 클라이언트에 눈을 돌리는 방법이고, 여러 시안을 만드는 것은 에이전시 업체에서 진행되는 단기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솔루션 업체/애플리케이션에 클라이언트(고객)는 다양하기 때문에 시안중 하나를 선택했다고 해서 다른 클라이언트가 만족할 수는 없다).


두 가지 다 실무에서 익숙하게 사용되는 방법들이다. 하지만 심미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봐도 심미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후련하게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 전자의 경우 사용성이 편하더라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개인의 취향이라는 평가 때문에 객관성을 확보하였다고 하기 어렵다.


누구나 봐도 아름다운 디자인이 뭔데..?


그런 거 없다. 그렇다면 다 포기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알아서 그림 그리라고 마우스를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클라이언트에게 이 디자인이 옳은 방향이라고 설득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것이 디자인적으로 옳은 것인가? 한 번에 단정 지을 수 있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면 우리의 업무가 얼마나 쉬워지겠는가. 그렇지만 우리는 디자인의 평가자가 누구인지 안다. 바로 고객들이다. 심미적 평가에도 UX나 신제품기획에서 사용되는 고객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정확히는 그들에 문화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하나의 예시로 폰트에 스탠더드 크기를 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1 rem = 16px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노년기 사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면? 신체적 노화 때문에 그들에게는 16px을 기준으로 디자인된 애플리케이션이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예쁘지 않다는 심미적 평가를 내릴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젊은 세대는 노인들을 위해 맞춤 커스텀된 화면을 보고 너무 단순한 화면을 보고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구체적인 예시로 농협은행의 폰트는 과도할 정도로 크다고도 생각되지만 그들의 주 은행 고객층이 누구인지 생각한다면 납득할 수 있다.  이처럼 그들의 생활습관과 고객의 문화를 기반으로 디자인이 결정되어야 한다. 한 명의 디자이너의, 클라이언트에 심미성에 기준이 아닌 고객에게 커스텀 된 디자인 사고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디자인을 했다고 평가자(클라이언트/고객)가 이걸 알아주나..? 

고객을 위한 디자인 사고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고객들은 각자개개인의 문화를 가지고 있고. 디자인은 각 개개인의 문화와 경험을 기반으로 평가 내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편적으로 좋은 디자인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군가는 장인정신으로 한 픽셀, 한 픽셀 정성스럽게 장인정신으로 디자인하다 보면 좋은 디자인이라 평가받을 수 있다고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디자인이라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 디자인이 왜 좋은 디자인인지 평가자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


 미술품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는 현대미술작품이 10억이 넘는다고 하면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미술비평가 내지 큐레이터들이 작품 앞에서 이 작품이 누가 만들었고 어떻게 만들어졌고 관람포인트들과 미술작품에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작품에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을 보기 시작하고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마련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라인, 토스, 에어비엔비, 배달의 민족, 쏘카 등등 불지에 IT 기업들이 자신만의 스타일가이드를 설명하기 위한 웹사이트들을 운용하고 그들의 철학을 담아낸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그들은 토스답다, 에어비엔비 답다.라는 그들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OO 답다라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들이 그 서비스를 쓰면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냈다는 것과 동일하다.


이처럼 좋은 디자인은 필연적으로 마케팅과 함께해야 한다. 왜 좋은 디자인이지, 이 디자인에 매력이 무엇인지 얘기하여 충성고객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문화 알겠고, 철학 알겠는데 디자인 바꿀생각 없어요? 

이래도.. 디자인이 별로라고요..?하핳.. 넵..

디자인 철학과 가이드들 디자인이 된 이유들을 말한다고 해서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거나 어느 정도 서비스에 대한 충성고객이어야 디자인 가이드를 읽고 기업에 디자인에 대해 이해해보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일부다. 그저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한순간 내리는 평가로 끝내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고 이번에 클라이언트도  자신의 취향대로 평가할 따름이다.


 클라이언트에게 열심히 설명했지만.. 디자인이 별로라는 클라이언트에게 말문이 막힌 디자이너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무례하다고 욕할 수도. 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취향에 문제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에 만족이라는 관점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서비스는 ‘디자인 테마’를 만들어서 사용자에게 기호에 맞게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방법도 있다.


 핸드폰을 바꾸면 핸드폰 테마를 적용하거나 카카오톡을 설치하고 카카오톡 테마를 신중하게 고르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내부 소프트웨어를 열심히 꾸민 경험이 새록새록 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커스텀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문화와 철학은 난 잘 모르겠고…!라고 얘기하는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시켜 주는 서비스를 만나면 충성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




요즘 UI/UX 디자이너들 너무 바쁘다.. 인지심리학, 데이터 분석, 코딩, 디자인 기본기 공부까지.. 그런데 날아오는 피드백은.. 디자인 별로다…. 클라이언트들과 직접적인 면담을 진행해 왔다면 다들 상심했을 것이다. 사실 누구나 클라이언트와 대면한다.. 직장상사, 회사임직원, 대표, 등등… 안 좋은 피드백은 객관적으로 곱씹어 볼수록 확고한 디자인 사고과정을 확보할 수 있다.

다음 글은 디자인에 전략과 전술, 디자인에서 데이터, 문화를 만드는 디자인에 대한 생각들을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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