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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비단 Jul 14. 2024

군대에서 글 쓰기

너무 힘들다


 입대한 지도 두 달 정도 되었다. 며칠 전에는 동기 따라 설치한 군인앱이 전역까지 500일 남았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일부러 안 보고 있었는데 푸시 알림으로 강제로 보게 되었다. 이 발칙하고 편리한 앱 같으니라고. 삭제할까.


 훈련소에 있던 6주 동안은 폰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겨우 주말에 한 시간씩 한 게 다였다. 한 시간. 게임 접속하고 일일퀘 깨고 파밍 조금 하면 땡이었다. 게임을 할 수가 없었다. 전입을 한 지금은 평일엔 2시간, 주말엔 12시간 정도 폰을 쓸 수 있다. 한동안은 밀린 게임을 하느라 바빴다. 이제야 폰으로라도 글을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


 폰으로 글을 쓰는 건 생각보다 거지 같다. 오타가 자꾸 나고, 글이 한눈에 안 들어와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퇴고를 어딜 해야 할지도 감이 안 온다. 폰으로 글 쓸 때는 퇴고는 못 한다고 봐야 한다. 이럴 거면 폰을 아이폰으로 바꿀걸. 아이폰은 스크리브너라도 쓸 수 있었을 텐데.


 연재 브런치북으로 MZ 세대 이야기, 게임 이야기를 쓸까 구상 중이었는데 군대에 오니 긴 분량의 글은 쓸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이건 나중에 쓰기로 하고, 당장은 시라도 올리려고 한다. 뭐라도 올려야 브런치를 유기하고 떠났다는 오해를 덜 수 있지 않겠는가. 누가 나한테 이딴 오해를 할 만큼 유명하지도 않지만 말이다.


 아무쪼록 몸 건강히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


일본에서 목격한 고양이. 일본이나 한국이나 고양이는 한결같이 싸가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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