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KED 2편 - "도로시 없는 OZ는 앙코 없는 찐빵일까?"
안녕하세요, 뮤지컬 이야기, 그림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있는 잭슨 파이브입니다. 약 2달여만에 2편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림에 관한글은 최근 간간이 올려드리고 있습니다만, 반대로 뮤지컬 이야기는 그만 방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악순환을 끊고자 다시 자리에 앉아 글을 써보려 합니다.
WICKED 1편은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캐스팅과 탄생 배경들을 중점적으로 설명해드렸습니다. 반면에 2편은 WICKED 속 깊이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WICKED는 처음부터 끝까지 도로시가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서쪽 마녀와 남쪽 마녀로 상반된 매력을 지닌 엘파바와 글린다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OZ의 세계에서 서쪽 마녀는 초록색 얼굴인 지닌 악한 마녀인 엘파바 / 남쪽 마녀는 전지전능하고 얼굴도 얼짱인 글린다). 그리고 수도 없이 관객들에게 묻고 또 묻습니다. "왜 엘파바는 나쁜 마녀가 되어야 했나요?". 도로시는 없지만, 오롯이 그들만의 이야기를 WICKED에서 보여주게 되는 것이죠.
제가 WICKED를 보게 되면서, 느낀 점들은 이 뮤지컬이 담은 내용들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엘파바는 태어났을 때부터, 남들과는 달리 초록색 얼굴을 지니고 태어나 성장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거기다가 남들과는 달리 뛰어난 마법의 재능은 사람들에게 공포와 ‘나와는 다르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이 뮤지컬을 보게 되어서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수많이 자행되던 차별이었습니다. 다른 인종, 얼굴색, 나라 등 단편적 배경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본인의 재능마저 기존의 사회와 다르다면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엘파바 본인이 ‘악한 마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오명을 안고 살아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착한 마녀 ‘글린다’는 룸메이트로서 함께 시간들을 보내면서 남들과는 다르게 얼굴색 등이 배재된 ‘사람 그 자체’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그 둘의 우정은 사회의 통념 아래 결국에는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로서 갈라서게 됩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그 둘의 우정과 믿음의 마음은 뮤지컬 내내 변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희망과 한 줄기 양심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미 한국도 다문화 가정과,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시대에 접어 들었습니다. 따라서, “엘파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글린다“처럼 우리도 주위에 소외된 사람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기를 WICKED가 얘기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Defying gravity" 그대로 직독 하자면, “중력을 거슬러”라는 부자연 스러운 해석이 나오는데요. 이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의역이 필요합니다. 어찌 보면 중력은 우리가 하늘을 날지 못하게 하고 땅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는 장애물이자 거스를 수 없는 힘일지도 모릅니다. “WICKED”에서 중력은 사회적 통념입니다.
마법이라는 힘이 사회에서는 일반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힘이자 누군가의 독재를 위한 힘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엘파바는 이러한 현실을 용감하게 부딪치려 합니다. 모든 이에게 마법은 두려워야 할 대상과 독점의 대상이 아니며, 어떤 누구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넘버 중 하나인 defying gravity는 wicked의 주제를 관통합니다. “everyone deserve to chance to fly"라는 가사와 ”nobody in all of Oz No Wizard that there is or was Is ever gonna bring me down!! “ ”Tell them how I am defying gravity I'm flying high, defying gravity “는 엘파바의 생각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그녀의 이러한 저항과 대항은, 결국 OZ로부터 그녀를 ”악한 마녀“로 몰게 하며 친구 글린다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만, ”왜 그녀가 악한 마녀가 되어야 했는가? “ 에 대한 진정을 답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모두가 옳다고 하라는 것만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혹은 그러한 통념을 다른 이에게도 강요하시지 않으신지요? 저는 여러분들이 사회적 제약과 통념에 갇혀 있기보다는, 마음속의 진정한 목소리를 따라 때로는 사회에 부딪혀 나가기도, 또한 저항하며 자유롭고 여러분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세상 속에서 숨쉬기를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진정한 defying gravity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자 합니다. 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을 때까지